상생안 지연 최소화하나 책임 논란 부담
경쟁입찰 공정성 확보하나 일정 지연 우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이 2년째 표류 끝에 '경쟁입찰'과 '상생안(공동수행)' 두 가지 방식만을 놓고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있다. 총사업비 7조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 사업이자 향후 20년 해군 전력 구조를 좌우할 핵심 사업인 만큼, 오는 4일 열릴 분과위원회의 판단에 업계·군·정치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4일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안건을 상정한다. 방사청은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총 여섯 차례 KDDX 주도 사업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민간위원·정치권의 반대로 의결되지 못했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6000t급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대형 사업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이번 분과위에서는 수의계약이 배제되면서 선택지는 경쟁입찰과 상생안으로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입찰은 절차적 투명성과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위원과 정치권에서 유력한 안으로 꼽힌다. 한화오션 역시 HD현대중공업의 보안벌점을 근거로 공정한 경쟁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다만 경쟁입찰로 전환할 경우 평가 및 검증 절차만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이미 2년 지연된 사업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보안감점이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부담인 상황이다.
상생안은 두 업체가 역할을 나눠 공동 수행하는 방식으로, 사업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초기 방사청 내부에서도 검토가 이뤄졌지만, 기술·책임 분담 기준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고, 담합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 부담이 큰 방식이다. 구축함 건조 특성상 시스템 통합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둘러싼 양사의 입장 차이도 분과위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자동으로 상세설계·건조 주도권을 가져가는 구조는 공정경쟁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경쟁입찰이 유일한 공정한 해법이란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기본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체계 이해도와 기술 연속성이 확보돼 있다"며 사업 안정성과 일정 준수를 위해 단독 수행이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두 안 모두 명확한 정답이 없는 상황 속 이번 분과위에서도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판단 권한이 국방부 장관 주재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로 넘어가게 된다.
방사청은 해군 전력화 지연 우려에 따라 올해 안에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KDDX 사업이 또다시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DDX는 단순한 대형 사업이 아니라 한국 방산 산업 구조와 해군 전력 체계를 동시에 재편할 이정표"라며 "어떤 결론이든 더 이상 미루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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