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IMF, '2026년 세계경제 전망' 공동 컨퍼런스 개최
관세·지정학 충격 속 '완충된 둔화' 진입… 공급망 재편·AI 투자 붐이 방어막
2026년 세계경제가 전면적 침체 국면에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국가별·산업별 회복 속도가 크게 벌어지는 '비대칭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관세·지정학·기술경쟁 등 복합 리스크가 상시화된 가운데,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투자, 통상 협력, 재정정책 조율이 경제 충격을 흡수하는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한국 경제는 2025년 0.9%의 저성장에 머물었으나, 2026년엔 1.8%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국제통화기금(IMF)은 2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2026년 세계경제 전망: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Buffered Slowdown amid an Asymmetric World)'를 주제로 제15차 KIEP-IMF 공동컨퍼런스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시욱 KIEP 원장은 개회사에서 "2025년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장벽 강화, 주요 지역 갈등 고조 등 역풍이 수년째 이어졌지만 공급망 전략 재편, 수출시장 다변화, AI·디지털 기술 투자 증가가 충격을 흡수했다"며 이 같은 현상을 '완충 기제(Buffering mechanism)'라고 규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가·산업별 회복 속도와 충격 대응 능력이 크게 달라지는 '비대칭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2026년은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정교한 정책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2026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와 같은 3.0%로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배치, 제조기업의 가격·마진 흡수, 수출시장 다변화 등 대응 전략이 무역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며 "성장률이 추가로 떨어지지 않고 '완충된 둔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윤 실장은 내년 세계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미국과 주요국 간 신(新)관세 경쟁 심화 △재정 여력 축소에 따른 위기 대응능력 약화 △AI 및 첨단기술 분야의 과도한 투자 쏠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신관세 체제가 고착될 경우 "국가 간 무역구조의 회복 속도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정책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카이 안도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 성장률이 2025년 4.5%에서 2026년 4.1%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긴축 환경과 지정학 갈등, 무역 장벽 강화가 아시아 전체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2025년 0.9%에서 2026년 1.8%로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카이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경제는 수출 호조와 기술(반도체) 경기 상승, 정책 완화에 힘입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향후 무역 긴장 심화, 사회적 긴장 고조, 글로벌 금융 긴축 등이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카코 바바 IMF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 관세 인하를 넘어, 심층적 무역협정(Deeper Trade Agreements)과 비관세 장벽(Non-Tariff Barriers)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조치는 역내 국가들이 공동으로 추진할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파편화된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도 장기적 성장 동력과 회복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가 오히려 국내 고용을 증가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남석 KIEP 동남아대양주팀장은 "심층분석 결과,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모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해외 투자가 국내 산업 공동화(hollowing-out)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공급망 분절 시대에 위축되기보다는 선제적인 해외 투자 재배치 전략을 통해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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