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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삼각김밥' 말고 '경험' 판다... 5만5천점 포화 뚫을 편의점 생존 모색

성수 명동 잠실 등 주요 관광지에 플래그십 점포 오픈
신상품 성공 가늠할 테스트 베드 '데이터'로 효율 제고

특화 점포로 새롭게 내세운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명동점 전경/세븐일레븐
이마트24가 플래그십 스토어로 내세운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 전경/손종욱 기자

국내 편의점 4사가 다점포 경쟁이라는 양적 성장을 멈추고 특화 생존 전략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전국 편의점 수가 5만5천 개를 돌파하며 시장 포화가 현실화되자,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고 객단가를 높이겠다는 질적 성장 전략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월 서울 중구 명동에 '뉴웨이브 플러스' 명동점을 열며 특화 매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기존 편의점의 틀을 깨고 패션·뷰티 콘텐츠와 K-컬처를 전면에 내세운 이 매장은 명동이라는 입지 특성을 십분 활용해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뉴웨이브 명동점은 호텔 건물에 입점해 있어 외국인 방문 비중이 일반 명동 상권보다 10%p 높은 90%가량에 달한다"며 "라면, 건강식품, 뷰티 상품 등 외국인 선호 품목의 매출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숙객에게 편의점 조식 쿠폰을 패키지로 판매하거나, 매장 내 '글로벌 K-팝 팬덤존', '뽑기존' 등을 마련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말 뉴웨이브명동대로점, 뉴웨이브대전롯데점을 추가로 여는 등 뉴웨이브 모델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가운데 연내 비수도권 거점 지역에도 추가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24 역시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을 오픈하며 맞불을 놨다. 편의점 간판을 떼고 공사장에서 볼법한 가설작업대와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장 힙한 성수 상권의 1020 젠지(Gen Z) 세대와 트렌드에 민감한 30대 여성을 핵심 타깃으로 잡았다"며 "실제로 오픈 직후 게임·애니메이션 굿즈 등 IP 상품과 조선호텔 셰프 협업 간편식, 어뮤즈 틴트 등 뷰티 제품의 반응이 뜨거워 지난 주말에는 입장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마트24는 이번 성수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4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GS25와 CU 등 선두 주자들도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 구축에 한창이다. GS25는 주류 특화(전주), 야구단 협업(잠실), 카페 강화(합정) 등 상권별 맞춤형 매장을, CU는 '뮤직 라이브러리(홍대)', 'K-푸드 특화(인천공항)' 등 테마형 매장을 확대하며 단순 소매점을 넘어선 목적지로서 편의점을 지향하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고비용을 감수하며 플래그십 스토어에 공을 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 구조의 변화' 필요성 때문이다.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단순 방문객보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와 지갑을 여는 소비자를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은 CU(1만7762개)와 GS25(1만7390개)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점유하며 공고한 벽을 쌓은 상태다. 반면 후발 주자인 세븐일레븐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 급감했고, 이마트24는 9분기 연속 적자(3분기 영업손실 78억 원)를 기록하며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이미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단순 출점 경쟁만으로는 판을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과밀화로 브랜드 차별화가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며 "특화 점포를 통해 고객의 방문 목적을 명확히 하고,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한 번에 여러 품목을 구매하게 하는 '크로스셀링(교차 판매)' 효과와 높은 객단가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일반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초기지 역할도 수행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가맹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상품을 미리 선보이는 '테스트 베드'"라며 "이곳에서 고객 반응을 먼저 살피고 상품을 수정·보완해 일반 가맹점에 확산시킴으로써 실패 확률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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