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의 한국 공략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로 대표되는 중국 직구 플랫폼(C-커머스)이 국내 소비 지형을 흔들어 놓은 데 이어 이제는음료 프랜차이즈까지 한국 시장에 본격 상륙하고 있다.
최근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중국 밀크티·차(Tea) 브랜드가 잇달아 매장을 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명동·건대·홍대 등 Z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은 이미 중국 브랜드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중국 밀크티 강자인 '차백도'는 지난해 강남에 첫 해외 매장을 연 뒤 현재 국내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까지 영업 반경을 넓혔다. 내년까지 50개점 확대가 목표다.
'헤이티(HEYTEA)'는 2023년 3월 압구정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건대·명동·홍대·가로수길 등 핵심 상권에서 총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프리미엄 콘셉트를 내세우는 만큼 일부 매장은 청결 상태를 매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신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 공식 SNS를 개설하며 진출을 예고한 '패왕차희(CHAGEE)'도 최근 한국 법인 '차지코리아'의 자본금을 1억원에서 13억원으로 확대했다. 국내 사업 확대를 위한 초기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대입구에 문을 연 '아운티제니(AUNTEA JENNY)'도 중국 내에서 유명한 차 브랜드다. 상하이에서 출발한 브랜드로 중국 내 점유율 4위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임시 오픈을 통해 반응을 테스트했고 11월 정식 오픈 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중국 브랜드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내수 시장의 극심한 포화 때문이다. 차백도(약 8400개), 차희(약 6800개), 헤이티(약 4000개) 등 주요 브랜드의 중국 내 매장 수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데다 그밖에도 많은 브랜드가 경쟁에 뛰어들어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소비자 반응 속도가 빠르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실험 무대'로 꼽힌다. 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은 외식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 '로보락'이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이 예전만큼 강하지는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식품·음료 분야에서는 여전히 소비자 경계심이 높아 브랜드들이 '청결·품질관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과거 중국산 식품 위생 논란을 떠올리며 여전히 쉽게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소비가 몰릴 수 있지만, 위생 관리와 품질 인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방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 규제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확장 속도도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C-커머스가 단기간에 시장을 뒤흔든 것처럼 중국 프랜차이즈 유입이 본격화하면 외식 산업 판도도 바뀔 수 있다"며 "식품 안전 검증 강화와 함께 국내 자영업자 보호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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