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동의 중심축인 30대가 지난해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순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전월세 보증금 상승, 고용시장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자산 형성 기반이 흔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5958만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자산이 줄어든 유일한 사례다. 반면 전체 가구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4.9% 증가했다. 29세 이하(3.9%), 40대(7.7%), 50대(7.7%), 60세 이상(3.2%) 등 다른 모든 연령대도 자산이 증가했다.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30대 자산 감소는 금융자산(-0.5%)과 실물자산(-0.7%)의 동반 하락에서 비롯됐다. 저축액도 6989만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 평균 부채는 1억898만원 증가해 순자산은 2억5060만원으로 1.3% 감소했다. 전체 평균 부채(9534만원)가 4.4% 늘었음에도 다른 연령대가 순자산 증가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자산 대비 부채 비율에서도 30대의 부담은 두드러졌다. 전체 평균 부채비율은 16.8%로 소폭 개선됐으나, 30대는 30.3%로 0.5%포인트 상승했다. 40대 역시 22.8%로 증가했지만 50대(16.7%), 60세 이상(10.8%)은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30대 순자산 감소 원인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전월세보증금 부담 증가를 첫손에 꼽는다. 가정을 꾸리고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시기와 부동산 시장 과열이 맞물리며 30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과 보증금 상승, 투자 시장 변동성이 겹치며 30대 자산 감소로 이어졌다"며 "고용시장마저 악화하고 있어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30대는 주거 안정성에서도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 거주 30대 무주택 가구는 52만7729가구로 전년 대비 1만7215가구 늘며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고용시장 악화 역시 30대 자산 축소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30대 실업자 역시 2만5000명 늘어난 1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30대 부채 증가는 주택담보대출 확대 영향이 크다"며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부채 증가가 순자산 감소로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고용 악화가 지속될 경우 30대의 자산 형성 불안정이 세대 전체의 중장기 경제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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