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조사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인격살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세우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이 다수인데, 오히려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9일)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은 기자단 긴급공지를 통해 "한동훈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한동훈 당게 논란'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게(당원게시판) 논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작성했다는 의혹이다.
이 위원장은 "당원 명부를 확인한 결과 한 전 대표 가족 이름과 동일한 A,B,C의 경우 같은 강남구병 선거구 소속"이라며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 끝 네자리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A, B, C는 한 전 대표의 배우자, 장모, 장인의 이름과 같다. 또 한 전 대표의 딸과 이름이 같은 D씨의 경우 재외국민당원이었다는 점도 밝혔다. 이들의 탈당 시기는 지난해 12월 '12·3 내란'으로 인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였다는 사실까지도 공지에 담겼다.
문제는 개인정보가 들어간 민감한 조사 결과를 감사위원장 개인 명의로 중간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 위원장의 공지엔 '한 전 대표 가족이다'라는 사실이 적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이 서울 강남병(한 전 대표 거주지) 소속이었으며, 한 전 대표는 해외 유학 중인 딸이 있는데 딸과 이름이 동일한 D씨가 재외국민당원이라는 점, 이들의 탈당 날짜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실상 한 전 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자, 한 전 대표를 '본보기'로 삼으려고 중간 조사 결과를 이례적으로 발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친한계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발표'라는 입장이다.
친한계로 꼽히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건 인격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당무감사위가)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 진행 중이라면서 가족 이름과 동일 이름이라며 자녀의 이름까지 거론했다"며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우재준 의원도 전날 "당원의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에 따라 보호되는 정보다. 그렇기에 지난 특검의 압수수색에서도 모든 당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압수수색을 저지한 것"이라며 "도대체 무슨 법적 근거로 당원 정보를 함부로 공개한 것인지 설명하길 바란다. 충분한 설명이 없을 시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 전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당원 게시판 논란의 핵심은 당심 왜곡을 통한 자가 발전식 여론 조작"이라며 "여당 대표가 부당하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해 대통령 부부와 자당 정치인들을 공격한 게 사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정당사 유례없는 만행이자 용서받지 못할 내부 총질,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이 이른바 '8대 악법' 저지를 위해 천막 농성 등 대여 투쟁을 펼치는 와중에,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당무감사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 대여 투쟁을 하려면 '단합'이 필요한데, 당 내홍을 격화시키는 발표라는 것이다.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분류되는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이 가족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번지며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장 대표 체제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멈추고, 대여 전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게 논란 조사 중단을 주장한 것이다.
아울러 김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 40여명은 오는 16일 오전 회동을 갖고 당게 논란 등 당내 갈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지도부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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