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제조업체들이 병오년 새해에도 혹독한 경제 한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과 내수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기업경기전망지수(BSI)가 7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장기화하는 경기 침체 속에 지역 기업들은 신규 투자보다는 '비용 절감'과 '현금 확보' 등 생존을 위한 긴축 경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29일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가 도내 제조업체 126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전북지역의 BSI는 '79'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치인 100을 한참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7분기 연속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응답 기업 중 41.3%는 내년 1분기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19.8%에 불과했다. 이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단기간 내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전방위적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매출액(80), 영업이익(78)은 물론 기업 생존의 필수 혈액인 자금사정(71)까지 모두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시름이 더 깊다.
기업 규모별 전망치에서 대·중견기업은 92를 기록해 기준치에 근접했으나, 중소기업은 75에 그쳤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 부담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가 겹치며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 쇼크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2.5%가 올해 당초 설정했던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내년도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은 2026년에도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는 '투자 확대' 대신, 비용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방점을 둔 '보수적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태 전북상협 회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환율 기조가 길어지면서 지역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단순한 유동성 공급을 넘어 정책자금 확대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 등 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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