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외부 필터 없이 고순도 원형편광을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LED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송명훈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이승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층에 두 종류의 특수 분자를 결합해 편광 순도와 밝기를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3D 영화가 일반 영화보다 어둡게 보이는 이유는 원형편광 필터 때문이다. 일반 LED는 사방으로 퍼지는 빛을 내기 때문에 필터로 특정 편광 성분만 분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통과하지 못한 빛이 사라지며 밝기가 크게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내부에 '키랄' 분자를 활용했다. 키랄 분자는 거울상이 서로 겹치지 않는 비대칭 구조로, 이를 넣으면 내부 구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생성되는 빛도 특정 방향으로 회전하게 된다.
핵심은 두 가지 키랄 분자를 혼합한 것이다. '메틸벤질 암모늄(MBAI)'은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에서 전체적인 비틀림 구조를 만들고, '비나프틸 인산염(BHP)'은 비틀림으로 인한 결함을 완화해 안정성을 높였다.
기존에는 키랄 분자 1종만 사용해 구조의 비틀림이 불균일했고, 편광 순도와 밝기가 급격히 낮아지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 LED는 실제 실험에서 발광 이심도가 단일 키랄 분자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외부 양자 효율은 1.28%에서 6.9%로, 최대 휘도는 742 cd/m²에서 1753 cd/m²로 각각 향상됐다.
이번 성과는 보안과 양자 정보 통신 분야에서도 의미가 크다. 편광 방향의 순도가 높아지면 좌우 회전 방향의 빛을 0과 1의 정보로 구분하는 기술에서 정보 판별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송명훈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LED는 상용화된 OLED보다 제조 원가와 광효율 면에서 원형편광 LED 제작에 유리하다"며 "필터 없는 고휘도 디스플레이와 양자 암호 통신 같은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2월 3일 온라인 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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