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 “디테일로 질적 성장”…‘선제적 소비자보호’로 신뢰부터 재정렬
보험 넘어 ‘건강·자산·일상’ 생태계…AI OCR·음성봇·퇴직연금 51조로 실행력 뒷받침
삼성생명이 새해 경영 화두로 '보험을 넘어서는 보험'과 '라이프케어 복합금융 플랫폼' 전환을 전면에 내세웠다.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익숙함에 기대지 말고 관성에 머무르지 말자"며 "스스로를 '부스트업'해 변화의 속도에 추월당하지 않는 한 해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 '디테일'과 '고객 최우선'
홍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만의 디테일'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양적 성장보다 체질을 바꾸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며 "고객과 마주하는 매 순간의 '작은 차이'가 초격차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보험업을 둘러싼 규율이 촘촘해지고 판매채널 경쟁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결국 승부처는 상품 하나가 아니라 상품·판매·사후관리 전 과정에서 누적되는 고객 경험이란 판단에서다.
아울러 '고객 최우선 가치'는 위기 대응의 언어로도 읽힌다. 홍 사장은 "고객의 가치가 곧 회사의 가치"라고 못 박고 "모든 결정의 출발점이 고객이 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관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에게 정말 이로운가'를 항상 물어봐 달라"며 문제가 터진 뒤 수습하는 방식이 아니라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찾아 예방하는 '선제적 소비자 보호 문화' 정착을 주문했다.
보험사가 민원·분쟁 때문에 비용과 평판 대가를 동시에 치르는 만큼, 성장 논리보다 '신뢰의 바닥'을 먼저 다져야한다는 메시지다.
◆ 보험 넘어 '라이프케어 플랫폼'
홍원학 사장의 또 다른 당부는 '미래 성장축 선점'이다. 그는 "이제 고객들은 보험 하나만을 원하지 않는다"며 "건강·자산·일상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케어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보험을 넘어 고객의 일상이 연결되는 생태계, '라이프케어 복합금융 플랫폼'이 미래의 삼성생명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전환은 보험의 역할을 사고 이후 보상에만 묶지 않고 건강관리와 노후 준비, 일상 속 자산관리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전략의 엔진으로는 인공지능(AI)이 제시됐다. 홍 사장은 "AI는 선택이 아니라 경영의 핵심 키워드"라며 "AI를 느끼는 수준을 넘어 조직이 체화할 수 있도록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빅테크를 뛰어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의 관성에 안주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되돌아보자"도 했다.
실행 근거도 있다. 삼성생명은 AI 기반 OCR(광학문자인식) 체계를 고도화해 보험금 청구 서류를 47종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주요 문서 7종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입력하는 방식으로 비정형 서류 처리를 확대해 왔다. 콜센터에서는 10개 음성봇을 통해 월 10만건 수준의 상담 콜을 처리하는 등 대고객 영역에서도 자동화를 넓히고 있다. '플랫폼'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러한 디지털 역량이 본업 전 과정에 얼마나 깊게 스며드는 지가 관건이다.
성장축의 또 다른 기반은 건강·연금이다. 2025년 2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신계약 CSM(보험계약 마진)은 76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8% 늘었고, 이 중 건강보험 비중이 85%까지 확대됐다. 노후 자산 부문에서는 2025년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51조원 규모로 전 금융권 1위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사업자 평가에서는 보험업권 우수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라이프케어'가 건강에만 머물지 않고 자산·연금과 결합해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느냐가 2026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홍원학 사장은 "보험을 넘어 고객의 일상이 연결되는 생태계, '라이프케어 복합금융 플랫폼'이 미래의 삼성생명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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