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PEF CEO 한자리에…내부통제·사회적 책임 재차 강조
불법엔 엄정 대응·자율규제는 지원
생산적 금융 전환 압박
사모펀드(PEF)를 둘러싼 불법·편법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불러 시장 질서 확립과 역할 재정립을 주문했다. 단기 수익과 레버리지 중심의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 경쟁력 제고라는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12개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PEF 산업의 신뢰 회복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최근 일부 PEF 운용사의 불법·부당 행위로 시장 신뢰가 훼손됐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모두발언에서 "PEF 산업은 지난 20여 년간 기업 구조개선과 성장기업 발굴을 통해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면서도 "일부 운용사의 위법·편법 행위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례가 발생한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면적인 규제 강화보다는 리스크가 집중된 영역을 선별하는 '핀셋 검사'를 통해 시장 부담은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동시에 준법감시 컨설팅과 내부통제 지원을 통해 운용사의 자율규제 역량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PEF 업계가 직면한 핵심 과제로 ▲과도한 차입과 복잡한 거래구조에 대한 우려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신뢰 훼손 ▲단기 수익 중심 투자 관행 ▲사회적 책임 논란 등을 짚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건전하고 투명한 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부통제 강화도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이 원장은 "시장의 신뢰는 제도 개선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며 "운용사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윤리의식과 CEO의 책임 있는 리더십이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고용 안정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투자 관행 역시 PEF 업계가 반드시 짊어져야 할 책무로 언급했다.
특히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국면에서 PEF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단기 이윤 추구에서 벗어나 중장기 경쟁력 제고와 유망 기업 발굴을 통해 모험자본의 마중물 역할을 해 달라"며 "그간 축적된 투자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PEF 운용사 CEO들은 감독당국과 PEF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일부 CEO들은 국민성장펀드 등 국가 핵심 사업 육성 과정에서 PEF가 적극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업계는 최근 발표된 PEF 제도 개선방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해외 PEF와 동일·유사한 투자에 대해 국내 운용사만 불리해지지 않도록 규제 형평성을 고려해 달라고 건의했다. 향후 법·제도 개정 과정에서도 국내 PEF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업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금감원은 이날 제기된 업계 의견을 향후 감독·검사 방향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PEF가 투자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운용 전반의 핵심 가치로 삼을 때 시장 신뢰 회복과 산업 성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며 "감독당국도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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