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범위와 역할을 두고 금융당국 간 갈등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회복과 민생범죄 척결을 위해서는 수사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사개시 여부를 자체 판단하는 인지수사권 부여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불공정 거래 조사에 국한한 기존 권한을 금융회사 검사, 기업 회계 감리, 민생 금융 범죄 등의 인지수사권으로 확대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특사경 인지수사권을 요구하는 '금감원 특사경 활용도 제고방안'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 금감원 "절름발이 특사경 납득 못해"
현재 특사경의 수사 권한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로 제한돼 있다. 2019년에는 금융 사건을 전담하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특사경 운영을 주도했고, 인력 구성도 금융위원장이 남부지검장에게 금융위 공무원과 금감원 직원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2022년 자본시장 범죄가 고도화되면서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내에 특사경 조직을 별도로 두고 인력을 확충하는 개편이 진행됐다. 현재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담당하는 특사경은 금융위·금감원·남부지검 소속 인력을 포함해 총 31명 규모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인지수사권 확대를 통해 민생 금융 범죄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체계에서는 금융위 이첩과 내부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초기 대응이 지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형사소송법에는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 권한을 제한한 규정이 전혀 없는데, 금융위의 감독 규정으로 임의적으로 인지수사를 제한했다"며 "특사경에 인지수사 권한이 없다는 것 자체를 납득 못하겠다"고 한 바 있다.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는 "금감원에서 조사하고 (금융위의) 프로세스를 거치면 대략 11주가 날아간다"며 인지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했다.
◆ 금융위, 인지수사권 부여 신중
반면 금융위는 민간조직인 금감원에 중대범죄인 불공정거래 수사 권한을 부여할 경우 공권력 남용 우려가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감독·검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에 인지수사권까지 부여할 경우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공권력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애초 인지수사권이 금감원이 아니라 금융위 특사경에만 부여된 것은 공적인 수사업무의 특수성과 민간인 신분인 금감원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해 국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며 "수사권이 부여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일본 금융청 모두 공무원 신분"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해당논의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정부 조직개편안에서 현재 무자본 특수법인인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을 공식화했으나 이후 조직개편안을 철회하면서 이 문제를 추후 과제로 남겨둔 상태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이달 30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사경의 업무범위,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등의 세부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특사경 개편 필요성을 긴밀히 논의 중이고 향후 총리실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개편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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