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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시 관세 카드… 입법 지연에 대미투자 압박

김정관 산업장관·여한구 통상본부장 긴급 방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26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 등 정부의 캐나다 방산 협력을 지원을 위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관세 합의 이후 인하했던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미 통상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입법을 완료하지 않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우리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잇따라 미국에 보내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산업통상부는 27일 새벽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발표와 관련해 이날 오전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통상본부장이 참석했고, 회의 결과에 따라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에 체류 중인 김 장관은 유선으로, 여 본부장은 한국에서 회의에 참석했다. 김 장관은 캐나다 일정이 종료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관련 협의에 나선다. 여 본부장도 곧 미국을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다. 방문지와 일정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정부가 한미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 등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세 인상 시점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SNS에 "이재명 대통령과 난 2025년 7월 30일에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으며,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조건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적었다.

 

트럼프가 문제 삼은 '국회 승인'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 위한 입법 절차, 즉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법안은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과 한미전략투자공사 설치 등 3500억달러(약 50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를 담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발의된 이후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과 11월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한국 국회에 특별법이 제출되자 관보 게재와 함께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지만, 한국 측의 입법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낸 이유는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이 당초 기대보다 더디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우리는 합의된 거래 내용에 맞춰 우리의 관세를 신속하게 인하하는 행동을 해왔다. 우리는 당연히 우리의 교역 파트너들도 똑같이 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올해 안에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원화 약세와 투자 프로젝트 선정 지연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미 투자 이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미국 측의 우려가 관세 압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가 한국의 대미 투자를 기대하고 있고, 우리 측도 대미 투자 약속을 거두지 않은 만큼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신호라기보다 협상력을 높이고 신속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마스가(MASGA) 3500억달러 조선 분야 투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는 건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도 이번 관세 압박이 협상 원점 회귀보다는 대미 투자 이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카드라는 점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해 우리 정부의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측에 전달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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