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 “인하 시기·폭 지연 또는 축소 불가피”
주택·환율 ‘금융안정’ 경계…FOMC 동결이 만든 금리차 부담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지연 또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금통위원의 입장이 확인됐다. 집값·환율 등 금융안정 변수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동결·신중' 기조가 겹치면서 통화완화는 가능성보다 '속도'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한은은 물가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개선세가 이어지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4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져 시장 금리가 상당폭 상승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주택가격도 오름폭이 다소 완화됐지만 불안한 모습이 이어져 금융안정 리스크가 '진행 중'이란 평가가 나왔다. 실물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 흐름에 들어섰더라도, 가격변수들이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만큼 통화정책 조정은 '특정 방향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 위원은 "아직 기준금리 경로의 방향 전환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책 운용 여력 등을 감안할 때 대내외 충격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지연 또는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국내 경기의 회복 흐름과 물가, 부동산 및 외환시장의 안정 추이를 보고 통화정책 향방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하 가능성을 닫기보다, 속도와 폭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의사록에는 '경기 쪽' 논점도 함께 담겼다. 일부 위원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예상되더라도 과거 부진의 누적 영향으로 마이너스 GDP갭이 이어지고 있을 수 있다"며 "코로나 위기·고인플레이션 이후 구조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잠재GDP의 추세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안정의 또 다른 축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수도권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도 최근 상승 전환한 만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재확대나 주택가격 기대심리 자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경계가 깔린 셈이다.
대외 여건은 '타이밍' 제약을 더 키우는 변수로 거론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거주자 해외투자와 NDF(역외선물환) 수급 변화 등으로 1480원대까지 올랐다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한때 1420원대 후반까지 내려오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1월 들어서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하락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1월 28일 연방기금금리(정책금리) 목표범위를 3.50~3.75%로 유지하고, 추가 조정의 시점과 폭은 '유입되는 지표'와 전망, 위험 균형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환경에서는 원화 변동성과 자금 흐름이 한은의 선택지를 좁힐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이달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주택·가계부채 흐름과 환율 안정, 물가 둔화의 지속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록에서는 "당분간 주택가격과 환율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관련 리스크가 완화되는 시점에 추가 인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위원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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