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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돈은 증시로, 경기는 멈춤...반도체 랠리의 명암

코스피, 일평균 2%대 변동성 확대
증시·산업 전반 '반도체 착시' 심화
선행·동행지수 괴리에 경기 온도차↑

ChatGPT로 생성한 '반도체 업종의 성장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한국 증시' 관련 이미지.

코스피가 5600선을 돌파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체감 온도는 오히려 식어가고 있다. 상승 동력이 사실상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지수와 실물 경기 간 괴리가 확대되고, 산업 전반의 둔화 흐름이 '반도체 착시'에 가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3.09% 상승한 5677.25에 마감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주에도 기관은 SK하이닉스를 1조385억원, 삼성전자를 1조198억원씩 순매수하며 반도체에 투자를 집중했으며,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 금액 3조5241억원 중 삼성전자 투자금액이 72.6%(2조5598억원)를 차지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4분기 코스피200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양적으로 양호했다"면서도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는 점에 반도체 특수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코스피200 지배주주순이익이 423조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의존한 결과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디램(DRAM) 수출 물가는 반도체 경기회복 국면에서 2010년, 2013년, 2026년과 같이 전년 대비 100%까지 상승한 사례도 있으나, 반도체 경기둔화 국면에서는 50% 하락하는 상황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며 "2월 기준 코스피 반도체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255.4% 상승한 상태로, 디램 수출물가 지수 상승률인 102.7%보다 월등히 높다"고 짚었다.

 

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에 의존해 오르고 있는 만큼,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코스피의 일일 평균 변동률은 2.76%에 달했다. 지난해 1월에는 0.8%, 2월에는 0.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널뛰기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단기 변동성에 따른 자금 이동도 활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일 111조원대에서 지난 10일 95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12일에는 다시 103조원을 넘기면서 100조원대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조정 폭은 크지만 상단 레벨은 올라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부장은 "2월 코스피 변동성 확대는 경기, 실적, 펀더멘털의 변화가 아닌 단기 급등에 따른 되돌림, 투자심리와 수급에 의한 과열해소, 매물소화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지수 상승이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 기준 103.1을 기록하면서 2002년 5월 이후 23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반면, 현재 경기를 보여 주는 동행종합지수 98.5로 3개월 연속 내렸다. 선행지수가 오르면 후에 실물 경기도 회복된다는 공식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0만8000명)으로, 2024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실업률은 4%대로 올라섰다.

 

제조업 간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1.7% 상승했지만, 반도체·전자부품을 제외하면 0.3% 하락했다.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산업 전반에서 '반도체 착시'가 뚜렷해진 셈이다.

 

이러한 반도체 중심 성장 구조는 소득 분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적으로 보여지는 우리 경제는 분명 상승 국면이지만, 최근 발표된 1월 고용동향은 지금 금융시장에 형성돼 있는 '들뜸'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의 영향이 반영될 것을 감안하면 노동소득분배율 하락과 자본소득분배율 상승이라는 엇갈린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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