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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관세전쟁' 2막…'상호관세' 위법...금융시장 불확실성 고개

美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는 유지
트럼프 '관세 무기화' 의지 재확인…모든 국가 15% 관세 행정명령
환율·채권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우리 정부는 신중한 관망세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지만, 트럼프는 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국가에 15%의 관세를 재부과해 '관세 무기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보호무역 중심의 '관세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세계 각국에 15%의 관세를 재부과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상호관세' 무효…트럼프 '새 관세' 부과

 

미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및 멕시코·캐나다·중국 등에 대한 '펜타닐 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지난 1·2심의 위법 판결을 유지했으며, 판결에 참여한 9명의 판사 가운데 6명이 '위법', 3명이 '합법'으로 의견이 갈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무역 불균형 극복 및 정부 적자 해소를 위해 국가별로 차등 부과되는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상호관세는 모든 국가에 부과되는 10%의 기본관세와 국가별 차등을 둔 개별관세로 구성됐다. 트럼프는 각국과의 외교에 관세를 적극 활용했으며,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은 협상을 거쳐 15% 수준의 관세를 결정한 바 있다.

 

판결에 따라 각국에 부과됐던 상호관세는 무효화됐지만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는 위법성 심판 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종전대로 유지된다.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0%의 관세를 새롭게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에는 관세를 법률상 최대치인 15%로 인상했다. 해당 관세는 오는 24일부터 부과되며, 대통령 권한으로 최장 150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향후 몇 달 안에 우리 행정부는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하겠다. 이는 우리의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 원화와 달러화가 함께 놓여있다./뉴시스

◆ 불확실성 확산…환율·금융시장 촉각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환율, 채권 등 금융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확산했다. 이번 관세는 최장 150일간 유효하며, 이후에는 관세 지속을 위해 미 의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레임덕(권력누수)'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관세의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은 연방정부가 그간 징수했던 관세를 환급해야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작년 말까지 부과한 관세액은 1335억달러(약 193조원)으로, 현재까지 관세액은 약 1750억달러(254조원)으로 추산된다.

 

연방정부의 재정 우려도 불거졌다. 트럼프는 상호관세를 통한 재정 수입 확대 등을 이유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법(OBBBA)'을 비롯해 감세안을 다수 추진했다. 관세 수입이 사라진다면 연방정부의 적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대법원 판결 직후 달러가치의 지표가 되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97.587까지 하락했고, 달러당 1449원 수준에 시작했던 뉴욕시장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44.50원까지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이 4.09%, 30년물이 4.73%를 각각 기록하며 전일보다 상승(채권값 하락) 마감했다. 대표적 '안전자산' 금 가격은 1.67% 올라 트로이온스당 5080.90달러(4월물 기준)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말 경주를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뉴시스

◆ 관세전쟁 새 국면…큰 변화 없을 듯

 

미국과 세계 각국이 체결한 무역합의의 향방도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국가별 관세가 최대 15%(품목별 관세 제외)로 제한됐고, 관세의 지속 가능성도 불투명해져서다. 특히 무역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유럽연합(EU)·일본·한국 등 주요국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만 주요국들은 기존 협상 결과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 부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분명하고, 150일 이후 '보복성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앞서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일본은 상호관세 판결 이후에도 투자를 이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럽연합은 오는 23일 무역협상 비준 여부를 논의하는데, 수출·안보 등을 이유로 무역협상의 전면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우리 정부도 각국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살피는 한편 대미투자특별법은 기존 일정대로 내달 5일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관세구조 재편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제금융센터는 "기존 보호무역 장벽이 그대로 유지되긴 어렵겠지만, 트럼프의 관세 무기화를 완전히 저지하지는 못하는 만큼 관세구조 재편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률은 다소 제약이 있어 실이행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은 관세 위협의 압박 기능을 약화시킬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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