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3년 5개월 만에 연 7%를 넘어섰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차주들의 '금리인하 요구권'이 허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고정금리는 연 4.41~7.01%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41개월 만이다.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시장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산정 기준인 5년만기 은행채 금리는 중도 사태 전인 2월 27일 3.572%에서 이달 30일 4.079%로 0.507%포인트(p) 상승했다.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 중동 지역 긴장감 고조로 유가는 폭등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 동결 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차주들의 시선은 '금리인하요구권'으로 향하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 당시보다 신용상태나 상환능력이 개선된 차주가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다. 금융회사는 심사를 거쳐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한다.
금융당국은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픈뱅킹 기반 앱에서 한 번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신용정보 변동을 감지해 금리인하를 자동 신청하는 서비스가 도입됐다.
다만 자동 신청 경로가 넓어졌다고 해서 실제 금리 인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은행은 차주의 신용 변화가 충분히 크지 않으면 대부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더 보수적으로 심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주요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금리인하 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각각 20.6%, 32.3%에 그쳤다. 신청자 10명 중 7명은 원하는 금리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빨라 금리 반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금리 인하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 순위다"라며 "금리인하요구권 문의는 늘고 있지만 실제로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케이스는 제한적이다. 신용 개선이 뚜렷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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