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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와칭] '역대 최대 실적' 이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리더로

신사업 중심 체질 개선…회사 수익성 확대 견인
사상 최대 실적 달성…주주환원 확대,지배구조 개선 노력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 추진 가속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신사업의 설계자, 전략적 협력의 달인, 현장과 사람 중심 경영철학'

 

대한민국 최대 비철금속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의 수장 최윤범 회장에게 심심찮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최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이후 회사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며 질적 성장을 이끌어 왔다. 비철금속 제련이란 기반 위에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이름 아래 국내외에서 과감하게 투자와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1975년생인 최 회장은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창업주 최기호 회장의 손자로 고려아연의 3세대 경영인이다. 미국 애머스트대학교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2007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 이사로 입사하며 2019년 사장, 2020년 부회장에 올랐다. 2022년 회장에 선임된 이후 친환경 미래 경영 비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신성장 경영 전략으로 삼고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은 현장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 그는 2014년 페루 광산개발 현지법인 사장과 호주 자회사 썬메탈 코퍼레이션 사장을 맡으며 만성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바 있다.

 

특히 고려아연 회장 취임 4년 만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7.6%(4조5283억원)과 70.3%(5089억원) 증가한 액수로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직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529억원(2024년), 1조961억원(2021년)이었다. 지난해는 두가지 모두 뛰어넘는 대기록을 이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운데)이 미국 내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첫걸음을 알리는 공식 기념식에 참석해 회사 및 미국 현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글로벌 공급망 재편 '프로젝트 크루서블' 첫발

 

고려아연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니어스타USA 제련소를 인수해 새롭게 출범한 '크루서블 징크(Crucible Zinc Inc.) 및 계열사'의 출범 기념식을 열었다. '중요한 순간: 하나의 팀, 하나의 방향'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행사에는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주요 경영진과 함께 스튜어트 맥워터 테네시주 부지사 등 현지 주요 인사가 참여해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본격적 시작을 축하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말 미국 정부 및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발표한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이다. 총 74억달러(약 11조원)가 투자되며 2029년 완공이 예정돼 있다. 이 제련소는 아연·연·동 기초금속부터 게르마늄·갈륨·인듐 등 핵심광물 13종과 반도체 황산을 생산한다. 이들 중 11종은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이며, 완공 후 고려아연의 동맹국 중심 공급망 내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를 지속해 왔다. 지난 1월 최윤범 회장 직속으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크루서블 사업부'를 신설했다. 호주 SMC 제련소의 흑자전환을 이끈 제련 기술 전문가 박기원 사장이 기술·운영을 전담하고, 이승호 CFO(사장)이 자금 조달 및 운영을 맡았다. 이들 경영진은 모두 출범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현지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에 대한 회사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최윤범 회장은 현지 임직원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난 52년을 넘어서는 새로운 미래를 열며 미래 세대를 위한 핵심광물의 국가 안보를 지켜나가는 여정을 시작했다"며 "단기적 이익이 아닌 100년 이상 지속될 기업을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IEA 각료이사회 중 개최된 정부-산업계 토론회 핵심광물 공급망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글로벌 공급망 청사진 제시

 

최윤범 회장은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며 공급망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 세션의 연사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장기간 투자가 소요되는 산업 특성과 단기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정책 구조간의 괴리를 지목하며, 10년 이상의 장기 수요 기반 파트너십 설계 및 채굴·가공·정련 등을 아우르는 통합 산업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다보스포럼 직후 참석한 미국 정책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특별 대담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여러 국가·기업간 파트너십을 통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 구상을 밝혔다. 나아가 미국이 핵심광물 가공뿐 아니라, 채굴 분야 경쟁력 제고에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급망을 독점한 특정 국가로의 집중에 부담을 느끼는 채굴국과의 적극 협력이 원료 확보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어 최윤범 회장은 파리에서 개최된 국제에너지기구(IEA) 각료이사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IEA 각료이사회는 '에너지 안보, 경제성 및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개최됐다. 최윤범 회장은 2024년 회의에 이어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2회 연속으로 초청됐다. 특히 올해 회의에서는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내 고려아연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핵심광물 공급망' 세션의 의장직까지 맡기도 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조나단 프라이스 텍리소스 CEO(왼쪽 두번째) 등 글로벌 기관 및 기업 관계자가 1월 22일 개최된 다보스포럼 광업 및 금속 관리자 미팅 세션에 참석한 모습.

◆ 신성장동력, '구상'을 넘어 '실현'으로

 

최윤범 회장은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함과 함께, 신성장동력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최근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분야에서는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c Energy)가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자회사 켐코(KEMCO)를 통해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건설 중이다.

 

자원순환 부문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는 지난해 설립 후 첫 연간 흑자를 냈다. 페달포인트는 북미 전역의 전자폐기물 수거 네트워크를 활용해 온산제련소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페달포인트로부터 공급받는 원료를 동 생산 확대 등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페달포인트의 사업 거점이 미국인 만큼, 향후 미국 통합 제련소 완공 후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또 고려아연은 폐영구자석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알타리소스테크놀로지스와 희토류 산화물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페달포인트의 사업 영역을 희토류까지 확장하기도 했다. 이어 최근에는 폐모터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을 3년간의 연구를 통해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동력 고도화를 통해 핵심광물과 희토류를 아우르는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앞줄 가운데)이 4월 1일 미국 현지 직원들과 함께 제련소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있다/고려아연

◆현장과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 실천

 

최윤범 회장은 직원들을 만나면 항상 "출근해서 안전하게 잘 근무하고 저녁에는 건강하게 가족들과 함께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현장을 수시로 챙기는 리더로 유명하다.

 

최 회장은 현장 경영을 중심으로 2014년 호주 SMC 사장 시절 기술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해 만성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킨데 이어 2018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7000만 달러(약 937억원)를 내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성과를 일궈냈다.

 

최 회장은 SMC에서 물류사업을 만들어 호주 운송업에 진출, 사업적 규모를 확대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멘트와 정광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트럭을 직접 고안했는데, 이는 최 회장의 사업적 집념과 사업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위기 속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은 '회사의 자산은 결국 사람'이라는 최 회장의 사람중심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2020년 3월, 최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현장으로 내려가 어려움을 이겨낼 방안을 함께 강구하며 고민하고 싶지만 그것 역시 누가 될까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라는 편지를 자필 서명을 담아 사내 이메일로 전 임직원에게 발송했다. 연말에는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올 것을 알기에 지금처럼 믿음, 웃음, 사랑으로 봄을 기다립시다. 항상 고려아연 가족 모든 분들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드립니다"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송하면서 전 직원들에게 온산 지역 주민이 재배한 쌀과 삼겹살 등 코로나 위문품도 전달했다. 최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물론 신년사, 창립기념사 같은 연설문까지 매번 직접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 회장이 평소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가늠하게 한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지난해 6월 온산제련소 내 안티모니 공장을 방문해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고려아연

◆75년 동업 관계 마무리…새로운 시작

 

최 회장은 고려아연과 영풍이 75년을 함께해온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를 마무리 했다. 한국 기업 역사에서 이 같은 경우는 드물다. 창업주 시대부터 함께해온 형제기업이 3세 경영 세대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결별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룹의 여정은 아직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추진하는 제련소 건설이라는 대형 투자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이사회 내 반대 세력과의 갈등을 해결해야한다. 신사업 투자 승인, 국제 경쟁력 강화, 그리고 영풍과의 관계 개선까지 앞으로의 과제는 최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 약력

생년 : 1975년

학력 :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미국 애머스트대학교 수학·영문학과 복수전공/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 법학 박사학위 

 

◆ 주요 경력

경력 

-2001년 10월 - 2003년 08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법무법인 크라벳 스웨인앤무어 뉴욕 사무소 변호사

-2007년 05월 - 2009년 02월 고려아연 이사(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 본사 기획 총괄) 

-2009년 03월 - 2010년 12월 고려아연 상무이사(본사 기획 총괄) 

-2011년 01월 - 2012년 03월 고려아연 전무이사(본사 기획 총괄) & 페루 ICM 파차파키 사장 겸임 

-2012년 04월 - 2013년 12월 고려아연 부사장 & 페루 ICM 파차파키 사장 겸임  

-2014년 01월 - 2019년 03월 고려아연 부사장 & 호주 SMC(Sun Metals Corp.) 사장 겸임 

-2019년 03월 - 2020년 12월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2021년 01월 - 2022년 12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2023년 01월 - 현재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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