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시장이 소비 심리 위축과 음주 문화 변화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하면서 주요 업체들의 경영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소주와 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전통 주류 기업들이 사업 구조 재정비와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세청 주세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6.7% 감소했다. 희석식 소주는 같은 기간 10.9%, 맥주는 4.6% 줄었다. 회식 문화 축소와 '웰니스' 트렌드 확산, 저도주·무알코올 선호가 맞물리며 전통 주류 소비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들의 실적 흐름도 이를 반영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4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2% 줄어든 172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57.1% 급감한 411억원에 그쳤다. 소주 매출은 1조5221억원으로 1.7% 줄었고, 맥주 매출은 7581억원으로 7.8%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4년 만에 최고경영자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30년 넘게 주류 한 우물을 판 장인섭 대표 체제로 전환해 저도주, 과일주, 무알코올 맥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대표 소주 진로의 도수를 낮추고, 다양한 맛의 과일주를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한정판 '두쫀쿠향에이슬' '멜론에이슬' 등이 있다. 최근에는 무알코올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고 선포했다. 맥주 대체재 성격으로 형성돼 온 기존 무알코올 음료 시장의 새 출발이다. 소비 상황과 취향에 맞춰 브랜드별 역할을 분화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시장 외연 자체를 확장하겠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매출 4조원 고지를 1년 만에 내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9711억원으로 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6% 줄어든 1672억원을 기록했다. 음료 부문 영업이익이 29%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됐고, 주류 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5%, 18.8% 감소했다.
신제품 '크러시'가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새로'의 선전에도 주류 사업 전반의 침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롯데칠성은 희망퇴직, 조직 통폐합, 공장·물류 리밸런싱 등 고정비 절감에 나섰고, '크러시'를 '클라우드 크러시'로 통합해 라이트 맥주로 재포지셔닝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제로 음료와 제로 소주 등 히트 제품으로 성장 기반을 다진 박윤기 대표가 이번에는 체질 개선과 글로벌 전략을 통해 실적 회복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7785억원으로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4% 감소했고 순이익은 33.9% 줄었다. 매출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셈이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중심으로 논알코올, 라이트 맥주 확대와 스포츠 마케팅 강화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류 시장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회식과 모임 중심의 대량 소비 구조에서 개인 취향, 건강, 저도주·무알코올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소주·맥주 판매 전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 변화를 인정하고 속도감 있게 체질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며 "비용 구조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제품 구성을 넓히고,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전략이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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