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고체 양산 준비 구체화
CATL, 초급속 충전·응고형 기술 공개
닛산, 2028년 전고체 상용화 목표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핵심 기술로 앞세워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 CATL과 일본 닛산도 초급속 충전·반고체·전고체 배터리 기술 고도화에 나서면서 배터리 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향후 승부는 가격 경쟁력, 실제 시장 적용 속도에서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상용화를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전고체 배터리 브랜드 '솔리드스택'을 공개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관련 준비를 진행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해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고에너지 밀도와 고출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냉각 시스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팩 설계 자유도가 높고 공간 활용성과 경량화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는다.
삼성SDI는 전고체 분야에서 10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해 독보적인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내부 테스트에서는 로봇용 배터리에 필요한 고출력 성능도 구현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최근 삼성SDI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과 관련해 특정 차종이 아니라 플랫폼 전반에 적용되는 배터리인 만큼 글로벌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을 넘어 전고체 배터리 역시 삼성SDI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와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중국 CATL은 초급속 충전과 장거리 주행 기술을 앞세워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CATL은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 '수퍼 테크데이'에서 3세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선싱'을 공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제품은 10%에서 35%까지 1분, 10%에서 80%까지 3분44초, 10%에서 98%까지 6분27초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영하 30도 저온 환경에서도 20%에서 98%까지 10분 이내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CATL은 이와 함께 3세대 '기린(麒麟)' 배터리도 선보였다. 전해질을 고체에 가까운 형태로 구현한 구조로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직전 단계에 해당하는 반고체 배터리로 보고 있다.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세단은 1회 완전 충전 기준 최대 1500㎞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일본 닛산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닛산은 최근 실제 차량 탑재 수준에 해당하는 23층 적층 구조의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제작해 충·방전 성능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셀 단위 시제품에서 목표 성능을 확보한 데 이어 개발 단계를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회사는 제조 기술 고도화를 거쳐 2028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한국과 중국, 일본 가운데 어느 쪽이 확실히 앞서 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내놓고 있다. 각국 기업들이 잇따라 기술 성과와 상용화 목표를 내놓고 있지만 실제 양산 시점과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고체 배터리는 초기 단계에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의 경쟁에서는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국가별·기업별 양산 가격 격차도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초급속 충전과 반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라며 "최종 승부는 특허와 양산 기술, 고객사 확보 능력뿐 아니라 실제 양산 가격 격차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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