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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연윤열의 푸드톡톡] 마라탕 중독과 균의 습격(하)

연윤열 기술사, 칼럼니스트

이번 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수치가 나온 곳은 '샹*마라' 아주대직영점이다. 땅콩소스에서 대장균이 210/g 검출됐는데, 이는 기준치(10/g 이하)의 무려 21배에 달하는 수치다. '소*마라' 가재울점의 경우도 땅콩소스에서 대장균이 470/g 검출돼 기준치 대비 47배를 기록했다. 그냥 "균이 나왔네" 수준이 아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소금 농도가 높은 환경이나 건조한 상태에서도 저항성이 강해 식품에서 수개월간 생존할 수 있고, 평균 3시간 후 발병해 구토·설사·복통·오심 증상을 유발한다.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냉장·진공 상태에서도 증식할 수 있는 저온성 세균으로, 임신부가 감염되면 유산이나 사산, 면역 취약자에게는 수막염·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더 섬뜩한 대목은 따로 있다. 한 매장에서 조리 음식(마라탕)과 소스(땅콩소스)에서 동시에 균이 검출된 사례는 교차오염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단순 부주의가 아니라, 주방 전체의 위생 시스템이 무너져 있다는 방증이다. 마라탕은 조리 후 바로 섭취하는 음식이고, 땅콩소스 역시 별도 가열 없이 먹는 경우가 많아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소비자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문제를 단순히 특정 업체의 '불량' 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 구조적 문제를 봐야 한다. 마라탕 매장의 특성상, 수십 가지 재료가 동시에 진열·보관된다. 날것과 익힌 것이 뒤섞이고, 셀프 서비스 방식으로 손님이 직접 재료를 담는 과정에서 교차오염 위험이 상시 존재한다. 게다가 가맹점주들의 식품위생 교육 수준이 들쭉날쭉하고, 조리 과정의 표준화가 미흡하다.

 

식약처가 2019년 마라탕·마라샹궈 음식점 63곳을 점검했을 때, 37곳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전체 매장의 60%다. 이번 조사에서도 20곳 중 3곳(15%)이 걸렸다. 수치는 줄었지만, 7년이 지나도록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땅콩소스가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도 있다. 소스는 한 번 만들어 두고 장시간 상온에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냉장 보관과 제조 후 빠른 소진이 이뤄지지 않으면, 리스테리아균 같은 저온성 세균이 냉장 상태에서도 번식한다는 사실을 많은 업주가 간과하고 있다.

 

마라탕을 앞으로 먹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똑똑하게 먹자는 얘기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라고 무조건 믿어선 안 된다. 이번에 적발된 곳들이 모두 알려진 브랜드다. 반대로, 정기적으로 위생 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인증을 받은 매장을 선호하는 것이 현명하다.

 

땅콩소스 상태를 확인하자. 소스가 실온에 오래 방치돼 있거나, 색이 이상하거나, 분리가 심하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소비자원은 "음식을 받은 즉시 포장 용기의 파손 여부와 오염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온도로 배달됐는지 확인하라"며, 배달·포장 식품은 바로 섭취하고 즉시 먹기 어려운 경우 냉장 보관 후 충분히 재가열해 먹을 것을 권고했다.

 

임신부나 면역 취약자는 이번 사태를 특히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리스테리아균은 건강한 성인에겐 가벼운 식중독으로 끝나도, 임신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마라탕은 이미 '유행 음식'이 아니다. 탕후루가 한철 장사로 끝나 급격히 쇠락한 것과 달리, 마라탕은 2020년대 초중반을 기점으로 확실한 스테디 음식으로 자리잡아 꾸준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위생 관리도 스테디하게, 꾸준하게,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1000억~2000억 원 시장을 굴리는 업계가 아직도 '땅콩소스 기준치 47배 초과'를 용납하고 있다면, 그 성장은 모래 위의 성이다. 맛은 혀를 흥분시키지만, 위생은 생명을 지킨다. 마라탕 업계 전체가 이 기본을 다시 새겨야 할 때다. /연윤열 기술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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