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한일 간 '셔틀 외교' 차원에서 이달 중 방한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양국 정상이 중동전쟁 공동 대응 등 국제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로이터통신·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오는 19~20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양국 정부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장소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이 유력하다. 정부 측이 올해 초부터 안동에서 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방한은 한일 정상의 셔틀 외교 차원으로 보인다. 셔틀 외교는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며 교류를 이어가는 외교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난 양국 정상은 셔틀 외교를 적극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지역구인 나라현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에 방한이 이뤄지면 그에 대한 답방 성격이 되며, 양국 정상의 세 번째 회담이 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방한하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대책, 중요 광물 공급망 강화 등 경제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양국이 원유 수입을 중동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원유 등 관련 물자 확보에 힘을 합칠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국 외교·국방 차관급 고위당국자들이 지난 7일 서울에서 만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 등 외교·안보 현안 전반을 논의하기도 했다. 일본은 전체 원유의 93%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으며 한국 역시 원유의 69%를 이 경로로 들여 온다.
아울러 19일에 다카이치 총리가 방한하면,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직후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동 정세와 대만 문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문제 역시 의제 중 하나다. 이에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한일 정상회담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과 관계가 험악해진 일본은 미국의 대중(對中) 봉쇄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대일 수출 규제를 실시하고 있어, 일본의 경우 핵심광물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인 만큼 중요 광물 확보 관련 경제 안보 협력 의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용외교를 토대로 대중 관계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 봉쇄 정책에 호응하는 일본과 대중 기조의 시각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건이다. 로이터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일본의 의도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 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항하기 위한 한미일 방위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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