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노조, 임금·조직 체계 반영 요구
하청 노조,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 촉구
GGM·현대제철 등 제조업 고용 재편 '몸살'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을 추진 중이지만 정규직과 하청 노조 양측의 반발에 직면하며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고용 안정 해법으로 제시된 직고용이 오히려 임금과 지위 문제를 둘러싼 새로운 충돌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현장에서 반복돼 온 고용 구조 재편의 '진통'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6일 직고용 문제를 논의한 '노사공동합의체'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경영진 사과, 직무별 임금·조직 체계 반영, 복지 인프라 사전 투자, 기존 조합원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임금 체계 등 핵심 쟁점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정이 불성립될 경우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하청 노조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송 당사자와 협의 없는 일방적 추진"이라며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현재 포스코는 조업지원 협력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S직군'을 신설해 특별채용을 진행 중이다. 임금은 동일 연차 E직군 대비 약 70% 수준이며, 복리후생은 직영 직원과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별도 직군 신설과 임금 격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며 직고용 방식 자체가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갈등은 비용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포스코 평균 급여 1억1600만원을 단순 적용할 경우 7000명 직고용 시 연간 약 8000억원의 인건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회사 측은 "기존 도급비로 지급되던 비용이 노무비로 전환되는 구조여서 실제 추가 비용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노조는 조정 신청이 파업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갈등이 장기화돼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하루 수백억원대 생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S&P가 지난 3월 포스코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낮춘 상황에서 노무 갈등이 비용 부담과 경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직된 노동시장과 제도 환경 속에서 직고용이 추진되면서 노동자 간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며 "임금과 직군 분리로 또 다른 차별이 생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산업 전반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낮은 임금을 사회적 임금으로 보완하는 구조로 출범했지만 노사 갈등으로 생산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 캐스퍼 판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2교대 전환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생산이 제한되면서 매출은 수년째 1000억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철강업계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반복됐다. 현대제철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과 직접고용 시정지시 관련 재판이 병행 중이다. 지난 2021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약 4400명을 정규직화했지만 '원청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조 반발로 점거 농성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경영진이 불법파견 혐의로 고소되는 등 자회사 전환 이후에도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유사한 직영화 갈등이 나타난 바 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서울메트로가 직영화 과정에서 겪은 갈등을 노사 협의 구조를 통해 점진적으로 조정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이사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해 현장 문제를 공론화했던 것처럼 갈등을 제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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