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팔아서라도 빚 갚나"… 국무회의서 2주 연속 금융권 직격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일부 민간 배드뱅크(채무조정기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았으면서도 부실채권을 20년 넘게 추심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입법해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2주 연속 금융권을 직격하며 '포용금융' 의무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21회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언급하며 "당시 연체 채무자들, 가입자들을 모아 관리하는 곳에서 아직도 아주 열심히 추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 대란 수습을 위해 민간이 설립한 배드뱅크다. 추심 강도가 높으며 정부의 '새도약기금'에 참여하려면 주주 전원 동의가 필요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이) 혜택은 누리면서 부담은 끝까지 안 하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은 것 같다"며 "카드 사태 때 카드회사, 금융기관들이 다 정부세금으로 도움받지 않았나. 그런데 연체채권을 지금까지 추심하고, 연간 수십조원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몇십, 몇백억씩 배당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금융위원회가 파악하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어 "금융기관은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서 영업하는 측면이 있고, 면허나 인가제도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영업을 못하게 제한해서 혜택을 보는 측면이 있지 않나"라며 "그렇다면 공적 규제나 공적 부담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직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 7000억원을 넘겨받아 연 2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적용해 장기 연체자들의 빚을 불려왔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 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조성한 '새도약기금'은 장기 연체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99% 이상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여러 금융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 배드뱅크는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해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여러 기관이 함께 만든 주식회사 형태이다 보니 주주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해당 기관의 주주들을 직접 만나 참여 동의를 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20년 넘게 이자가 늘어 몇천만원이 몇억원이 됐다고 한다"며 "콩나물 한 개 팔아서라도 다 갚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도덕 감정이 맞냐"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필요하면 입법해서라도 해결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다만 새도약기금 강제 참여는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면서 "가능한 대안이 있는지 한번 검토해 보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도 금융회사들의 '공공적 역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이 돈 버는 게 능사고, 그것을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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