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비 충당 어려워…'현금흐름' 확보해야
고배당주·리츠·ETF 등으로 현금흐름 확보…자산편중에는 유의
보험·부동산 등 '묶인자산'도 활용…안정적인 월 수입 확보 목표
'100세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노후를 위한 '현금흐름'도 중요해지고 있다. 유동화를 위해 처분이 필요한 부동산이나 예적금 같은 기존 자산만으로는 30년 가깝게 길어진 노후를 감당하기 어렵고, 은퇴 이전에 충분한 연금자산을 확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서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자산 규모는 평균 6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구의 평균 자산 규모인 3억1500만원보다 2배가량 많았다. 그러나 60세 이상 가구는 자산의 81.3%가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에 편중돼 있어, 쉽게 유동화가 가능한 금액은 평균적으로 1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은퇴 이전에 충분한 자산을 확보했지만 생활비는 부족한 '가난한 부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 연금으론 역부족…'현금흐름' 만들어야
지난해 말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에 따르면 은퇴를 앞뒀거나 은퇴한 50세 이상 국민이 생각하는 1인 가구의 적정생활비는 197만6000원이다. 국민 대부분은 은퇴 이후 주된 소득으로 국민연금을 꼽지만, 올해 65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연금 지급액은 69만8000원에 불과했다. 소득 하위 70%의 고령자에 지급하는 기초연금 지급액을 합쳐도 104만7700원이다. 기초연금을 지급받더라도 평균적으로 매달 93만원 가량의 생활비가 부족하다.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퇴직연금으로도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에야 기존 퇴직금 제도를 대체해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됐다. 사업장의 퇴직연금 의무 도입도 제한적으로만 진행됐다. 제도 도입이 더뎠던 만큼, 은퇴를 앞둔 50대의 대다수는 퇴직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금흐름'은 은퇴 후 근로소득이 끊긴 상태에서도 정기적으로 통장으로 들어오는 활용가능한 수입을 말한다. 과거에는 은행권의 예·적금을 주된 현금흐름 확보 수준으로 꼽았지만, 최근에는 은행권 예·적금 수익률이 3% 이내까지 내리면서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은퇴 이후에도 현금흐름을 만들고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노후 재테크'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 '노후 재테크' 지속…'자산편중' 유의
예·적금으로 충분한 노후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일정한 현금흐름을 만들기 쉬운 상품으로는 ▲고배당주 ▲리츠(REITs) ▲배당형 ETF(지수추종펀드) 등 배당에 특화된 상품들이 꼽힌다.
고배당주는 배당률이 주가 대비 5% 이상인 주식을 말한다. 기대수익률이 은행 예·적금보다 높고, 기업가치 성장에 따른 자산증식도 기대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연말 배당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분기·반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배당만으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상적으로 수익률이 안정적인 금융주가 고배당주에 해당하며, 배당 시기가 다양한 해외 주식을 혼합한다면 매달 배당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집해 대형 빌딩이나 상업시설, 물류시설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분배하는 간접투자형 상품이다. 주식처럼 거래가 자유로운 편이고, 임대수익을 분배하는 만큼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단, 건물 가격 하락이나 공실률 등을 이유로 수익률 하락이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상품별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좋다.
배당형 ETF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펀드나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별 종목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 투자 난이도가 낮고, 분산투자되는 손실 위험폭도 상대적으로 작다. 특히 월배당형 ETF나 배당성장 ETF 등 다양한 특화상품도 출시돼 있어, 투자성향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은퇴 이후 투자 시에는 자산편중에 유의해야 한다. 주식이나 펀드를 비롯한 고위험상품은 손실 가능성이 상존하며, 기대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비슷한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면 단기간 내에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일부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또한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30% 이상의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전자산은 유동화가 어려운 은행권의 예·적금에 투자하기보다는 유동화가 쉬운 채권이나 증권사 CMA(자산관리계좌), 제1·2금융권 파킹통장 등에 예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최근에는 국채·지방채 수익률이 3%(1년물 기준)를 기록해 은행 예·적금 수익률을 앞질러 투자에도 적합해졌다. CMA나 파킹통장의 경우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높지만 계좌마다 이자지급 한도가 지정된 만큼, 한도를 사전에 파악하고 분산해 예치하는 것이 좋다.
기초연금을 지급받는 소득 하위 70%의 고령자라면 노후 재테크에 앞서 '비과세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과세종합저축은 1년에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이 가능한 투자용 계좌 상품으로, 주식·ETF 등 투자상품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또한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혜택을 제공하며, 의무가입 기간도 없는 만큼 입·출금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 부동산·보험 등 '묶인자산'도 활용
투자에 활용할 금융자산이 부족하더라도 부동산을 보유했다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이나 은행권 역모기지론 등 월 지급형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거주 중인 주택을 담보로 연금이나 목돈을 나눠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집값 하락 시에도 기존 지급액을 보장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며, 주택 가격 상승 시에는 대출을 상환해 주택 소유권도 보전할 수 있어 선택권이 넓다.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형 보험상품에 가입했다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 도입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사망 시 지급되는 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55세 이상이며 종신형 보험 납입을 마친 가입자라면 사망보험금의 90%까지 유동화를 신청할 수 있다. 부족한 생활비 규모에 따라 연금화 비율과 기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에 필요한 비용도 늘었고,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고령자들도 늘었다"라면서 "노년기에는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가 중요해지는 만큼, 자산 규모나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해 적합한 투자상품을 선택하고, 각종 제도도 활용해 안정적인 월 수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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