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ETF에 최대 30% 할인율 적용…채무보증·대출약정도 부채로 반영
중소형 증권사까지 유동성비율 100% 의무화
금융당국이 모든 증권사에 유동성비율 규제를 적용한다. 주식과 ETF에 최대 30% 할인율을 적용하고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도 부채에 반영해, 위기 시 실제 현금화 능력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지표상으로는 유동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반영해, 증권업권 전반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18일 증권사 유동성 관리 강화를 위한 '금융투자업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은 오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거친 뒤, 각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 구축 기간 등을 고려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모든 증권사에 유동성비율 100% 유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는 종투사 10곳과 파생결합증권 발행사 13곳만 1개월 및 3개월 유동성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외국계 지점 12곳을 제외한 전체 49개 증권사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금융당국이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이유는 유동성 위험이 대형사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기업금융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어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당국은 업권 전체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시스템 리스크 확산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신(新)조정유동성비율'은 단순히 회계상 자산 규모를 보는 대신 위기 상황에서 실제 현금화 가능한 수준을 반영한다. 주식과 일반 ETF는 가격 급락 가능성을 고려해 15%, 합성 ETF는 거래상대방 위험을 감안해 30%의 할인율(헤어컷)을 적용한다. AA등급 채권은 7%, A등급 이하 채권은 10%를 차감해 평가한다. 반면 국채와 특수채, AAA등급 채권, 실물형 국공채 ETF 등은 사실상 현금에 가까운 자산으로 보고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부채 측면에서도 평가가 한층 엄격해진다. 그동안 유동성비율 계산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채무보증, 대출·출자 약정 등 우발채무를 유동부채에 포함한다. 특히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과 같은 차환발행 보증은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60%까지 부채로 반영된다. 즉시 자금 집행 가능성이 있는 대출 및 출자 약정은 전액을 유동부채로 산정한다.
담보 거래에 대한 평가 방식도 바뀐다. 증권사가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나 증권대차 거래에서 국채 등 우량 담보를 제공하면 유동부채 부담이 줄어들지만, 비우량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면 규제 부담이 커진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증권사들이 고위험 자산 대신 현금화가 쉬운 우량 자산을 확보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은 레고랜드 사태의 교훈에서 출발했다. 당시 단기자금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자 다수 증권사가 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국증권금융과 한국산업은행의 긴급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그러나 당시 각 증권사의 유동성비율은 대부분 100%를 웃돌아 기존 규제가 실제 위기 대응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증권사들이 평상시부터 보다 보수적으로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부동산 PF와 채무보증 등 잠재적 위험을 적극 관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자금시장 불안이 재발하더라도 자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커져 시장 전반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국은 유동성 규제 강화 외에도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위험값 상향과 총 투자한도 신설, 종투사에 대한 별도 자본규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수행하는 종투사는 사실상 금융중개 기능이 확대된 만큼 일반 증권사보다 더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연내 마련될 예정이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