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조업 교역 99% 진출
개별 품목 점유율 3.5%로 하락
첨단 장비·부품 의존도 낮춰야
양자·다자 협력으로 공급망 안정화
한국 제조업이 전 세계 제조업 시장 대부분에 진출했지만 개별 품목 점유율은 낮아지면서 수출 전략의 무게중심을 외연 확대에서 경쟁력 강화로 옮겨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제조업의 수출 구조 변화와 무역 특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시장가치 기준 세계 제조업 교역의 99%, 품목 수 기준 96%에 해당하는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독립 관세 구역을 포함하면 진출 국가는 약 220개국에 이른다.
수출 대상국과 품목 범위가 이미 넓어진 만큼 앞으로는 신규 시장 확대보다 주력 품목의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실제 한국 제조업의 개별 품목 글로벌 실질 점유율은 2010년대 후반부터 완만하게 하락해 2023년 3.5%까지 낮아졌다.
주력 수출 품목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07년과 2023년 상위 50개 수출 품목을 비교하면 반도체 제조장비, 반도체 장비 부품, 집적회로 부품, 전기차 포함 승용차, 태양광셀·LED, 바이오의약품, 화장품, 이차전지 소재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반면 스티렌, 테레프탈산, PET 등 범용 석유화학 소재와 디젤 승용차·화물차, 컬러TV 수신기, 컴퓨터 모니터 등은 상위권에서 빠졌다.
수출 지역별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국이지만 전체 제조업 수출 비중은 2021년 27.0%에서 2023년 20.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 비중은 14.0%에서 17.7%로 상승했다. 베트남은 2010년대 중반 이후 3위 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2020년대 들어 대만도 주요 수출 시장에 포함됐다.
첨단 품목의 수입 의존도는 과제로 지목됐다. 친환경차와 바이오의약품은 글로벌 성장성과 무역특화지수가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반도체 웨이퍼 제조장비와 반도체 장비 부품, 태양광 셀 및 LED 등은 수출 증가와 함께 수입도 빠르게 늘었다. 첨단산업 성장 과정에서 핵심 장비·부품의 대외 의존도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가희 상의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특화지수 분포 변화는 국가 간 경쟁력 변화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일부 첨단산업에서 수출과 수입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어 공급망 안정성 측면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기술·품질 경쟁력 확보와 핵심 소재·부품 공급망 강화, 경제 블록화 대응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중소·중견기업 연구개발 지원과 핵심 소재·부품 분야 투자 확대를 통해 첨단산업의 기술 내재화를 높이고 전략산업 중심의 공급망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양수 상의경제연구원장은 "미·중 경제패권 경쟁, 중동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양자 또는 다자간 경제협력을 통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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