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부적절한 마케팅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식품·유통업계 전반에 'SNS(소셜미디어) 마케팅 경계령'이 내려졌다. 특정 게시물이나 프로모션 하나가 브랜드 이미지와 그룹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이벤트 문구와 날짜, 온라인 표현 등을 전면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불필요한 정치·사회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 정용진 회장 '대표 해임' 초강수에도 식지 않는 여론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스타벅스 코리아(SCK컴퍼니)의 '5·18 탱크 데이' 논란을 보고받은 즉시 격노하며 손정현 대표를 해임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며 5·18 영령과 유가족, 국민 앞에 공식 사과했다.
신세계그룹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빠른 수습과 대표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광주 지역에서 진행 중인 여러 사업에 미칠 파장과 미국 본사와의 라이선스 계약 조건(이마트 측 귀책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되면 스타벅스 본사가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을 할인된 가격에 되사갈 수 있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정치권 역시 스타벅스 출입 자제령을 내리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과거 정 회장의 SNS 발언 논란 당시에는 두터운 고정 이용층과 공간 경쟁력 덕분에 이용자 이탈이 장기화되지 않았으나, 이번 사태는 기류가 다르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스타벅스 카드를 환불하거나 멤버십을 탈퇴하는 '탈벅 인증'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며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 반복되는 이유는 '게이트키핑' 부재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논란은 있었다. 2019년 무신사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속건성 양말' 광고 카피로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해 뭇매를 맞았다.
또 2021년 GS25가 캠핑 포스터의 손가락 모양 논란과 호국보훈 포스터 내 군인 비하 표현으로 곤혹을 치렀으며, 지난해 LG생활건강은 '발을씻자' 마케팅과 관련해 인플루언서 협업과정에서 젠더 갈등을 유발한 바 있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하게 보지 않고 있다. 대기업 마케팅 콘텐츠가 통상 여러 단계의 승인 과정을 거침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민감성을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유사한 리스크가 반복되는 핵심 원인으로는 실시간 반응형 콘텐츠 경쟁에 따른 '게이트키핑(내부 검증 시스템)' 부재가 꼽힌다. SNS와 숏폼 중심으로 마케팅 환경이 재편되면서 온라인 유행어나 밈(meme)을 빠르게 차용하다 보니, 법무·대외협력 조직이나 임원진이 역사·정치·젠더적 맥락을 세밀하게 검토할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 식품가 전반 '다중 검수' 체계 강화
스타벅스 사태 이후 주요 식품기업들은 내부 대응 프로세스를 다시 정비하고 홍보대행사에 관련 지침을 전달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SNS 이벤트 운영 기준과 내부 점검을 대폭 강화하는 등 사내 경각심을 한층 높였으며, 부정적인 의미로 소비될 수 있는 일상 용어와 온라인 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젠더나 사회적 민감 이슈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키워드는 사전에 원천 차단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공략 차원에서 활발하게 진행해오던 SNS 댓글 놀이나 밈 마케팅도 최근에는 극도로 자중하고 있다"며 "의도보다 '맥락'이 중요해진 만큼 매달 반복하던 단순 이벤트조차 날짜와 문구를 세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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