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등 5·18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 등에 대한 조롱과 혐오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저장소' 등 '혐오 조장 사이트' 폐쇄와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사회적 참사나 국가 폭력 등에 대한 혐오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2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일베와 같은 혐오 조장 사이트 이용자들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에 봉하마을에서 고인을 조롱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엄격한 조건하에 조롱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일베처럼 조롱, 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일베처럼 조롱, 모욕으로 사회 분열 갈등을 조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며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일베는 2010년 개설된 온라인 커뮤니티로, 국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인기 게시물을 모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만 어느 시점부터는 극우 성향·남성 중심 커뮤니티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노 전 대통령이나 세월호 참사, 5·18 등을 조롱하는 '밈(Meme·유행 콘텐츠)'을 유행시킨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같은 '밈'이 일베라는 특정 사이트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이나 세월호 참사, 5·18을 조롱하는 특정 단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전반에 퍼져 있다.
일각에서는 "일베는 쇠퇴한 지 오래", "언젯적 일베냐"라는 반응도 있지만 이는 본질과 먼 지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일베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적어도, '일베에서 만들어진 밈'은 온라인 상에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앞서 이 대통령은 21일 국가폭력 범죄 미화, 피해자 모욕 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에도 비판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단순히 특정 사이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서 일어나는 약자 혐오, 인권 침해, 역사 왜곡 등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베와 같은 '혐오 조장 사이트 폐쇄'가 사회적 의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베 폐쇄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한 달 만에 참여 인원이 23만 명을 넘어서면서 청와대가 공식 답변에 나섰다.
다만, 이 당시에도 법률적 한계가 있어 폐쇄는 하지 못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에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심의에 따라 사이트 폐쇄까지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해당 게시물을 차단하는 조치를 할 뿐, 사이트 전체를 폐쇄한 사례는 거의 없다.
또 오는 7월 5일부터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차별, 혐오 표현을 '불법 정보', '허위조작정보'로 분류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는 언론사나 대형 유튜버 등을 대상으로 해 일반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혐오 조장 사이트' 폐쇄를 위한 후속 조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과거 국회에서 거듭 무산되었던 혐오표현 규제 입법은 이제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과제"라며 "혐오 콘텐츠를 방치·조장하는 플랫폼에 대한 과징금과 폐쇄 조치,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도입을 포함한 입법적 대안을 폭넓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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