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업 수 13년 새 3배 늘고 생존율 74%
기술이전율은 26% 그쳐…“성장사다리 구축 필요”
국내 대학 창업 기업이 양적으로는 빠르게 늘었지만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기 생존 이후에도 사업화와 스케일업 과정에서 자금 공백이 반복되는 만큼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연구실이 발표한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단계별 제약요인 진단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 창업 기업 수는 2011년 987개에서 2024년 2887개로 약 3배 증가했다. 창업 담당 교원·직원 수는 같은 기간 약 700명에서 2200명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창업 관련 강좌 수와 이수자 수도 각각 6배, 3배 증가했다.
생존율도 높았다. 2015~2019년 설립된 대학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4%로 일반 창업기업 생존율 33.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5.4%를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생존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내 대학의 기술이전율은 약 26%로 미국 40.9%, 영국 61.0%보다 낮았다. 기술이전 이후 실제 수익이 발생한 비율도 2019년 26.6%에서 2023년 19.2%로 떨어졌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사업화에 성공한 대학 창업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년차 1.2%, 2년차 1.3%로 소폭 흑자를 유지했지만 3년차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5년차에는 영업이익률이 -3.3%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1년차 대비 약 75% 늘었지만 비용은 약 83%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연구진은 대학 혁신창업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두 번의 죽음의 계곡'을 겪는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는 기술 실증 이후 사업화 단계에서 정부 지원은 줄고 민간 투자는 충분히 유입되지 않는 구간이다. 두 번째는 초기 생존 이후 시리즈A 등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해 스케일업이 막히는 구간이다.
특히 딥테크 기반 대학 창업은 기술 실증과 사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일반 창업보다 자금 공백이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한 채 사장되는 원천기술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계별 제약도 뚜렷했다.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교원 업적평가가 학술활동 중심으로 이뤄져 창업 성과 반영이 부족했고, 학생 창업휴학제도 실효성이 낮았다. 사업화 단계에서는 변리사 등 전문 인력을 보유한 대학·공공연구기관 비중이 16.9%에 그쳐 기술의 권리 보호와 가치평가, 거래 협상 역량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후속 투자 공백이 문제로 꼽혔다. 후속투자·회수 단계에서는 기업공개(IPO)에 치우친 회수 구조와 일반지주회사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규제로 인수합병(M&A) 등 중간 회수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국내 창업기업의 IPO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4.7년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대학 혁신창업은 고위험·고부가가치 원천기술과 고숙련 인재를 결합해 지식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핵심 경로"라며 "인구구조 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원천기술의 사업화와 스케일업을 통해 대학 창업 기업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성장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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