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캐나다 1단계사업, 가스공사 지분물량 연간 70만톤 확보
최연혜 사장 "45%에 달하는 중동 의존도, 올해 24%, 내년 이후 18% 이하로 낮출 것"
15년 전 대한민국이 공급망을 직접 설계하겠다며 황무지 같던 북미 서부 태평양 연안에 첫발을 디뎠던 메가 프로젝트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한 'LNG 캐나다' 프로젝트의 첫 카고(수송선)가 지난 5월 20일 캐나다 서부를 출발, 태평양을 횡단해 지난 3일 수도권 에너지 관문인 인천기지에 성공적으로 입항했다. 험준한 로키산맥을 관통하는 670km 전용 배관을 설치하고 혹한과 폭설, 코로나19 팬데믹을 뚫어낸 결과물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입항 이튿날인 4일 인천기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험준한 로키산맥 가로지르는 전용 배관 건설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건설 노정은 형용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며 "오늘 공사의 LNG 캐나다 카고가 수도권인 인천 기지로 입항하는 결실을 만들어 내 매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 "LNG70만 톤 확보, 수시로 꺼내 쓰는 안보 쌈짓돈"
LNG 캐나다 사업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서부 해안 키티맷에 천연가스 액화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가스공사가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서부 내륙 천연가스를 670km 배관을 통해 북미 서부 태평양 연안 키티맷 액화플랜트로 이송해 액화과정을 거쳐 LNG를 생산한다. 가스공사 외 에너지기업 셸이 지분 40%를 투자했고, 중국 국영 페트로차이나(15%), 말레이시아 국영 페트로나스(25%), 일본 미쓰비시 상사(15%)도 합작투자사로 참여했다.
1단계 플랜트는 지난 2025년 6월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총 1400만톤의 LNG를 생산할 수 있다.
가스공사가 확보한 지분 물량은 연간 70만 톤 규모다. 우리나라 연간 도입량인 3500만 톤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내 도입 물량 대부분이 장기 계약 형태임을 감안하면, 비상 용도로는 충분하다. 최 사장은 "원료(피드 가스)를 직접 구매해 소유권과 처분권을 100% 자율적으로 갖는 유용한 물량"이라며 "국가 의무 비축물량을 상회하는 규모로, 국내 수급이 급할 땐 전량 들여오고 남을 땐 해외에 비싸게 팔 수 있는 안보를 지키는 카드"라고 설명했다. 일본 최대 가스 기업인 제라(JERA) 역시 전체 도입량 중 지분 물량 비중이 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말까지 인도받을 LNG 캐나다 지분 물량 전량을 국내로 돌려 수급 불안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최 사장은 "과거 45%에 달했던 중동 의존도를 올해 24%, 내년 이후 18%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캐나다 LNG 도입 항로는 8800km로 중동 항로(1만1400km), 미국 파나마 항로(1만8600km) 등보다 수송 거리가 짧아 수송기간도 12~14일로 다른 항로보다 짧아 경제적이다. 중동, 미국 파나마 운하나 희망봉을 통한 항로 대비 운송비는 20~50% 절감할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자유롭다.
◇ 중동 위기 고조되자… 2단계 사업 '1년 앞당겨' 2031년 튼다
가스공사는 1단계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곧바로 2단계 확장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특히 최근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자 가스공사는 참여사들을 설득해 완공 시점을 1년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 사장은 "올 초 중동 전쟁이 나자마자 글로벌 파트너사들에게 2단계 상업 생산을 1년이라도 앞당기자고 제안했고, 지난달 최종 의결됐다"고 공개했다. 당초 2단계 상업 생산 목표는 2032년이었으나, 이번 전격 합의로 2031년 하반기로 당겨졌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를 비롯한 참여사들은 올 하반기(9월) 예정된 최종투자결정(FID)에 앞서 이번 달(6월)부터 자재 발주 등 선제적 작업에 전격 착수했다.
2단계 사업은 1단계 설비를 고스란히 복제해 짓기 때문에 경제성이 더 커진다. 이미 깔아둔 670km 로키산맥 배관망에 압력을 높여주는 승압기지 5개소만 추가하면 된다. KDI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2단계가 완공되면 가스공사의 캐나다산 지분 물량은 연간 140만 톤으로 두 배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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