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장중 1549.1원·야간 한때 1561.5원…금융위기 이후 최고
외국인 매도·NDF 수급 쏠림 겹쳐…고환율, 물가·금리 경로 압박
원·달러 환율이 야간거래에서 1560원선까지 넘어서면서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대응과 기준금리 경로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원화 약세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수급 쏠림까지 겹치면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환율 쏠림 대응' 메시지가 현실 검증을 받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주간거래 중 장중 1549.1원까지 올라 1550원선에 근접했다.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9.4원 오른 1539.1원으로 마감했다.
상승세는 야간거래에서 더 가팔라졌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2시 기준 1559.0원에 마감했다. 5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19.9원 더 오른 수준이다. 장중에는 한때 1561.5원까지 치솟아 심리적 저항선인 1550원과 1560원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외국인 매도·NDF 쏠림 겹쳐
이번 환율 급등에서 주목할 대목은 원화 약세가 주간거래부터 글로벌 달러 흐름과 괴리를 보였다는 점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5일 주간거래 당시 99.352로 전날보다 0.089 하락했다. 달러가 전반적으로 강해졌다기보다 원화가 유독 약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이후 야간거래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넘어서며 환율 상승 압력이 추가로 커졌다. 주간거래에서는 원화 자체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야간거래에서는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환율이 1560원선 위로 밀려 올라간 구조다.
원화 약세의 직접적인 압력은 외국인 주식 매도세에서 나왔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52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지난달 7일 이후 20거래일째 이어졌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꿔 나가는 역송금 수요가 커질수록 원화 약세 압력도 높아진다.
환율 상승은 정규장 이후 더 민감하게 나타났다. 서울 주간거래가 끝난 뒤 연장거래와 역외 시장에서는 거래 상대와 물량이 정규장보다 얇아진다. 이 시간대에 장중 소화되지 못한 달러 매수 수요, 수입업체 결제 수요,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커스터디(수탁) 물량, NDF 관련 헤지 거래가 겹치면 작은 주문에도 환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NDF는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만기 때 차액만 달러로 결제하는 역외 선물환 거래다. 국내 현물환시장보다 거래 주체와 목적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최근 지적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역외 파생상품 거래가 현물환시장보다 작은 규모임에도, 장이 얇은 시간대에는 국내 현물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 한은 '금리 대응' 복잡해져
고환율은 물가 경로도 흔든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미 3%대로 올라선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원유와 원자재 수입가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석유류뿐 아니라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번지며 한은이 경계하는 2차 파급효과를 키울 수 있다.
기준금리 경로와의 연결성도 커졌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 총재도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와 성장, 환율, 부동산 흐름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환경이다.
시장에서는 당국 대응 여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1560원선을 넘어선 환율은 신현송 체제 첫 외환시장 시험대가 됐다. 달러인덱스와 괴리된 원화 약세,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NDF·연장거래 수급 쏠림이 맞물리면서 환율은 물가와 금리, 금융안정을 동시에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신 총재도 환율을 단순한 외환시장 변수가 아니라 중앙은행 책무와 연결된 변수로 봤다. 신 총재는 지난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약세가 수입물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때문에 중앙은행 책무에 비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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