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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4%대 재진입…미 연준도 한은도 '인하' 더 멀어졌다

5월 CPI 전년비 4.2%·전월비 0.5%…에너지가 상승분 60% 이상 차지
근원 CPI 전월비 0.2%로 안정…즉각 인상론보다 FOMC 점도표 경계

Chat GPT가 생성한 미국 물가 상승 이미지./Chat GPT 생성 이미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4%대에 다시 올라서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 멀어지고 있다. 근원 물가가 비교적 안정되면서 즉각적인 인상론은 제한됐지만,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점도표와 달러·환율 경로를 둘러싼 경계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 오르며 지난 4월 3.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를 끌어 올린 주된 요인은 에너지였다. 5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9% 상승했다. BLS는 에너지가 월간 CPI 상승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7.0% 뛰었다.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부담이 소비자물가에 빠르게 반영된 셈이다.

 

다만 물가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4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상승률이 0.4%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름폭은 오히려 낮아졌다.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아직 서비스와 상품 전반으로 번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시장 반응도 급격한 긴축 재가격보다는 관망에 가까웠다. 로이터에 따르면 CPI 발표 이후 달러인덱스는 0.2% 내린 99.81을 나타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bp(0.01%포인트) 하락한 4.11%, 10년물 금리는 4.52%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헤드라인 물가가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고, 근원 물가 가속 우려가 일부 완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난 것은 아니다. 헤드라인 CPI가 4%를 넘어선 데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와의 격차도 여전히 크다. 물가가 에너지 중심으로 올랐다고 해도 고유가가 길어질 경우 운송비와 항공료, 공공요금, 서비스 가격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 FOMC로 옮겨가고 있다. 연준은 현지시간 16~17일 FOMC를 열고 기준금리와 함께 경제전망, 점도표를 발표한다. 이번 CPI가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더라도 헤드라인 물가가 4%대로 올라선 만큼, 올해 금리 경로와 물가 전망이 얼마나 조정될지가 관건이다.

 

미국 물가 불안은 한국에도 변수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 미 국채금리와 달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원화가 1500원대에서 큰 변동성을 보인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경로는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부담이다.

 

국내 역시 물가와 환율 부담이 남아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60원선을 넘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시장점검을 불렀다. 고환율이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미국 물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검토하기 더 어려워진다.

 

이미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성장률과 국민소득 지표가 개선되고, 물가와 환율 부담이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보다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에 더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미국 CPI는 연준의 즉각적인 인상론을 키운 지표는 아니지만, 인하 기대를 되살릴 만한 지표도 아니었다.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근원 물가로 번질지, FOMC 점도표가 얼마나 매파적(통화긴축 정책 선호)으로 바뀔지가 한국의 환율과 금리 경로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주목하는 슈퍼 코어 소비자물가(에너지와 임대료를 제외한 서비스물가)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연준의 매파적 본색은 6월 FOMC 회의에서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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