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거론되던 흑자 전환 2028년으로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본격화
구글 TPU 등 빅테크 수주도 변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흑자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당초 이르면 내년으로 거론되던 흑자 시점이 2028년으로 제시되면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이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글로벌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사업 재편에 고삐를 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각 사업부문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16,17일 사업부별로 열리고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DS 부문은 18일 전 부회장 주재로 진행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리는 정례 회의로,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이번 회의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 재편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가 속한 DS부분 회의에서 선단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력 공정의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흑자를 내는 8인치 구형 공정에 대해서도 시장이 레드오션화되고 있다고 보고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편의 배경에는 사업부장의 진단이 깔려 있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2일 사업부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은 내년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2028년에는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중심 사업 구조 탈피 지연, 기술 완성도 부족, 수익성이 낮은 수주 구조, 성숙 공정 운영 전략 미흡 등을 적자가 이어진 배경으로 꼽았다. 이어 "적자를 만든 것은 결국 경영진 책임"이라며 체질 개선 의지를 밝혔다.
적자 요인으로는 특별경영성과급에 따른 비용 부담도 거론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사 합의로 반도체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했다. 이 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이 자사주로 지급된다. 구성원 보상을 늘리는 제도가 단기적으로는 사업부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가 올해 적자 폭을 줄여 이르면 내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사업부장이 흑자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하면서 회사가 내부적으로 사업 정상화 시점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단 공정에서는 2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 양산 일정이 흑자 전환의 변수로 꼽힌다. 테일러 팹은 올해 말 초기 가동에 들어가 2027년부터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 제품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일정과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도 이번 회의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대형 고객 확보 움직임도 회의를 앞두고 변수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엔비디아에 이어 빅테크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며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미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10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스피시' 생산에서 삼성전자에 입출력(I/O) 다이 물량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산 핵심 칩은 TSMC가, 삼성전자는 HBM과 프로세서를 잇는 I/O 다이를 맡는 구도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사업 경쟁력 회복을 구성원 보상 확대로 잇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한 사장은 "반드시 파운드리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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