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유동화 차입금 상환에 실패하며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수준으로 강등했고 시장에서는 단순한 유동성 위기를 넘어 장기간 누적된 재무 악화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JTBC는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JTBC의 신용등급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일시적 자금 부족이 아닌 구조적 유동성 위기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회사채 발행과 차환 조달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JTBC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JTBC는 설립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한 해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장기간 누적된 결손금이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JTBC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해 왔지만 수익성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차입 부담이 점차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신규 차입으로 상환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유동성 압박이 누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JTBC의 부채비율은 최근 수년간 급격히 상승하며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를 키워왔다. 미디어 산업 전반이 광고 시장 위축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JTBC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각에서는 월드컵 중계권 확보 등 대규모 콘텐츠 투자와 스포츠 중계권 비용 부담을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업계에서는 악화된 재무구조 속에서 선택한 고위험 투자 전략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JTBC의 유동성 위기는 중앙그룹 전체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용평가사들은 JTBC뿐 아니라 중앙일보와 일부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하며 그룹 차원의 재무 부담 증가를 우려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JTBC가 자체적인 자금 조달과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법정관리나 대규모 자산 매각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설지에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특정 사업 실패 때문이라기보다 수년간 누적된 적자 구조와 차입 경영이 한계에 도달한 결과"라며 "향후 차환 성공 여부와 그룹 차원의 지원 능력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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