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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유가 내려도 금리 못내린다…세계 중앙은행, 다시 물가 경계

ECB 3년 만에 인상·BOJ도 1% 전망…Fed 점도표가 분수령
인하 기대 후퇴 속 한은도 3%대 물가·가계대출 부담

Chat GPT가 생성한 세계 중앙은행 금리 관련 이미지./Chat GPT

미·이란 종전 예비 합의 기대에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는 쉽게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물가 부담을 일부 덜 수는 있지만 환율과 수입물가, 기대인플레이션 경로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글로벌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은 다시 물가 방어 쪽에 머물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 회의에 쏠려 있다. 연준은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일본은행은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한다. 영란은행도 18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미·이란 종전 합의 소식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졌다.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반영되면서 브렌트유는 4% 넘게 하락했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면 에너지 가격을 통한 물가 압력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중앙은행이 이를 곧바로 금리 인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합의의 최종 서명과 실제 원유 흐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유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으로 이어질지도 확인해야 한다. 통화가치가 흔들릴 경우 수입물가를 통해 물가 압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 ECB는 인상, BOJ도 움직인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유럽중앙은행(ECB)이다. ECB는 지난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3대 정책금리를 모두 0.25%포인트(p) 인상했다. 예금금리는 2.25%, 주요 재융자금리는 2.40%로 올라섰다. ECB가 금리를 올린 것은 약 3년 만이다.

 

ECB의 결정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물가 안정을 우선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유로존 성장 전망은 약하지만 물가 전망이 목표 수준을 웃돌자 완화보다 긴축을 택했다. 성장 둔화를 이유로 금리를 낮추기보다 물가 기대가 흔들리는 것을 막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일본은행의 행보도 상징성이 크다.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0.75%에서 1.0%로 올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일본 정책금리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다.

 

일본은 오랫동안 초완화 통화정책의 상징이었다. 그런 일본마저 엔화 약세와 수입물가 부담을 이유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이 '인하 대기'에서 '물가 방어'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 이번주 연준 점도표가 분수령

 

연준의 6월 FOMC도 최대 변수다. 이번 회의는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함께 공개되는 회의다. 기준금리 동결 여부보다 연준 위원들이 올해와 내년 금리 경로를 어떻게 제시할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관건은 인하 시점이다. 미국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에너지와 환율 변동성이 남아 있는 만큼 연준이 선제적 인하 신호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역시 물가 부담 탓에 완화 신호를 서두르기 어렵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고,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3.3%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5% 상승했다.

 

가계대출 확대도 부담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4조원으로 줄었지만 기타대출이 5조3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환율과 가계대출까지 흔들리면 한은 입장에서도 완화 신호를 내기 어렵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연 2.50%로 동결됐지만 일부 위원은 2.75% 인상 의견을 냈다.

 

관건은 이번 주 주요 중앙은행 회의 이후 시장의 금리 기대가 얼마나 조정되느냐다.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과 연준 점도표, 영란은행 회의 결과가 맞물리면 한은의 7월 금통위에서도 인상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더 커질 수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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