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 개최
경영계 "업종차등은 고용유지 생존 사다리"
노동계 "낙인 효과, 불평등 심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최대 분수령 중 하나인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을 두고 노사 간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붕괴를 막을 '생존의 사다리'라며 도입을 강하게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특정 업종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차등 적용 도입 여부를 안건으로 올려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는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제도가 적용된 것은 최저임금법 도입 첫해인 1988년 단 한 번뿐이다. 이후에는 업종별 기준 마련의 모호성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밀려 30년 넘게 사문화된 조항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올해 경영계는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차등 적용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모두발언을 통해 "소상공인이 밀집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올해 1분기 말 대출 잔액이 약 356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현장의 심각한 경영난을 짚었다. 류 전무는 "업종별 노동 생산성과 임금 수준의 차이가 명확함에도 하나의 기준만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현장 수용성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역시 "업종별 구분 적용은 특정 업종에 낙인을 찍는 차별이 아니다"라며 "고사 직전인 업종에 숨통을 틔워 고용을 유지하게 만드는 생존의 사다리를 놓아달라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라고 호소했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이 가져올 부작용과 불평등 심화를 경고하며 전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음식점업 같은 곳에 현 최저임금보다 낮은 금액을 줄 수 있게 된다면, 어느 노동자가 그곳에서 일하려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인·장애인·수습 노동자 등에게 각종 딱지를 붙여 차별을 정당화하고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려는 시도"라며 "현 최저임금을 성과급처럼 다뤄 어느 업종은 덜 주는 '저성과급' 논리와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차별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독소 조항인 업종별 부분 적용은 지금 당장 폐지돼야 마땅하다"면서 "공익위원들 또한 이러한 반노동적 주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가 가려지면 최임위는 곧바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조율이라는 본게임에 들어가게 된다.
앞서 노동계는 지난 15일, 올해보다 16.3% 인상된 '시급 1만 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점심 한 끼 값보다 최저시급이 낮아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상식과 고물가·고유가 시대에 저임금 노동자가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비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둘러싼 노사 간의 입장 차이가 워낙 확고해, 이번 6차 회의 내에 결론을 도출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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