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9천피'(코스피 9000) 시대를 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5% 상승한 9063.84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8000선을 돌파한 지 34일 만에 9000선을 다시 넘어선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뒤 올해 상반기 만에 5000선, 6000선, 7000선, 8000선을 잇달아 넘어섰다.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만피'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10.31%로 글로벌 증시 중 수익률 선두를 지키고 있다.
증시 상승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등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투톱의 글로벌 경쟁력이 굳건해지는 가운데, 삼성그룹과 SK그룹의 합산 시가총액은 4500조원을 넘어서면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65%를 차지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SK그룹의 시총이 2000조원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도 재차 2000조원을 탈환했다"며 반도체 주도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202.34% 폭등했으며, 이날 36만2500원에 마감하며 '36만전자'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312.44% 뛰었으며, 이날 장중 270만원까지 터치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밝히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72조9347억원을 순매수하며 같은 기간 외국인의 120조4443억원어치 순매도 물량을 떠받쳤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36조8840억원, SK하이닉스를 26조4944억원씩 사들이며 가장 선호했다.
한편으로는 일부 대형주를 제외한 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체감지수는 오히려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6.93% 상승했지만, 코스피 946종목 가운데 상승 종목은 269개(28%)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80.25로 과열 신호가 뚜렷하다.
다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8.5% 폭등했던 지난달 월평균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의 편차는 -254개에 달해 소수 종목만 랠리를 누렸던 상태"라며 "하지만 이달(15일 기준) 들어 코스피가 0.8% 상승하는 과정에서 해당 편차가 -26개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익모멘텀 강화와 실적전망 상향조정 흐름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코스피 상승여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분기별, 연간영업이익 전망 상향조정 업종이 17~19개에 달하는 상황으로, 2분기 실적 시즌에는 반도체는 물론, 비반도체 업종들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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