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임위 9차 전원회의 개최, 2027년 최저임금 수준 논의 본격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적인 생계 보장을 위해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며 동결로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실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노동계가 제시한 최초 요구안은 시급 1만20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시급 1만320원) 대비 1680원(16.28%) 인상된 금액이다. 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250만8000원으로, 올해 월급(215만6880원)보다 약 35만 원 많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비혼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를 근거로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류 사무총장은 "2026년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태생계비는 282만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215만원과 약 67만원 차이가 발생한다"며 "이처럼 생계비와 최저임금과의 간극이 매년 벌이지고 있다. 올해만큼은 전년 대비 저율 인상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내수를 살리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노동자가 함께 사는 상생의 마중물"이라며 "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12000원은 사치나 저축을 위한 돈이 아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생존의 비용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한계에 다다른 영세 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전하며 동결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저임금이 추가로 인상될 경우 고용 감소와 무더기 폐업 등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는 경고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 금융안전보고서를 인용하며 "2025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중소기업 비중이 56.8%에 달해서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이 기본적인 금융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말 기존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1095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저히 지불 능력이 안 되는 분들에게 강제로 돈을 더 더 내놓으라고, 어쩌면 폐업을 결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너무 비극적"이라며 "동결안은 이미 높아진 최저임금 수준을 안정화하고 한계에 놓인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 유지와 고용 기반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맞섰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의견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며 "최저임금이 감내할 수 있는 이상으로 인상하면 어떻게 대응하시겠냐는 질문에는 신규채용 줄이거나 기존인력 감원하겠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8.6%에 달했다"며 "지불능력 넘는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 고용과 일자리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의는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낸 뒤 열리는 첫 전원회의로, 통상 노사는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심의를 진행한다. 올해 법정 심의 기한은 이달 29일까지, 최종 고시 시한은 8월 5일로 최임위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학찬·박경수·성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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