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M&A 찬반 격론…"지배력 전이"·"이용자 편익"
SKT-CJ헬로비전 M&A 찬반 격론…"지배력 전이"·"이용자 편익" 미래부, 대학교수들 초청 토론 진행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찬반양론이 격돌했다. 찬반 양측은 쟁점마다 한 치 양보없이 입장을 드러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 주제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SK텔레콤과 경쟁사들이 각각 4명씩 추천한 대학 교수들이 참석해 생각을 밝혔다. 오전에 진행한 토론회 참석자는 반대 측 한양대 이호영 교수, 인하대 신일순 교수, 경희대 강병민 교수, 국민대 김종민 교수 등 4명과 찬성 측 건국대 권남훈 교수, 아주대 김성환 교수, 동국대 이경원 교수, 부산대 주진열 교수 등 4명이다. 좌장은 충남대 염명배 교수가 맡았다. 이날 토론의 주요 쟁점별로 찬반 의견을 정리해본다. ◆지배력 전이가 일어날 것이고 공쟁 경쟁에 저해된다? 첫 번째 쟁점은 경쟁 제한성이었다.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합병하면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이 심해져 공정 경쟁이 저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라는 알뜰폰 상위업체 두개가 SK텔레콤 산하로 편입된다"며 "이는 정부의 알뜰폰 확대를 통한 이통시장의 경쟁활성화 및 요금인하 유도 정책에 부정적인 효과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인수합병 이후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KT와 LG유플러스 점유율 떨어지고 SK텔레콤의 점유율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결합상품 가입을 유도해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영 한양대학교 교수도 "쌍방 독점 사업자간의 기업결합으로 지배력 전이가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인수합병에 반대했다. 이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점유율이 1.5%에 불과하더라도 경쟁의 원천이 되는 사업자인 만큼 인수합병에 따른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민 경희대학교 교수도 김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강 교수는 "인수 직후 SK군은 단숨에 이동통신 1위, 알뜰폰 1위, 유로방송 2위, 초고속 2위로 뛰어오른다. 결합상품에서 시장지배력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 실제 SK가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후 이동통신 점유율에 힘입어 4년 만에 점유율이 11% 이상 확대됐다.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케이블TV 지배적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시장을 흔들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에 찬성하는 입장인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우려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권 교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결합상품의 90% 이상은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다음이 방송과 유선전화고 마지막이 이동전화"라며 "결합상품을 통한 무선 지배력 전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은 KT가 압도적인 1위로 시장도 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진열 부산대학교 교수도 권 교수의 입장에 동의했다. 주 교수는 "결합 판매의 특징은 결합 할인 판매다. 강제판매나 끼워 팔기가 아니다. 개별 상품을 사는 것보다 묶어서 사는 것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 할인이라는 행위 자체가 가격경쟁행위이며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김성환 아주대학교 교수도 "CJ헬로비전의 이동통신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초고속인터넷 점유율도 4.2%로 1위 사업자인 KT보다 적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경쟁제한성 이슈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며 양사의 합병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자 편익 증대된다? 두 번째 쟁점은 이용자 편익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인수 찬성 측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으로 요금이 내리고 이용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 측은 요금이 오르고 이용자 선택권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통신업계 및 관계자는 늘 요금 인하를 논하기 때문에 요금인상 가능성을 논의할 필요도 없다"며 "더구나 가격 인하 가능성 때문에 합병을 막는 경우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요금이 오를 것 같으면 합병 법인에 요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조건만 부과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초고속 인터넷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2위 사업자인 SKT가 요금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이에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인수로 SK텔레콤의 시장 영향력이 강화되면, 요금인하 가능성이 있느냐"고 응수했다. 신일순 인하대 교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가격인상압력지수가 34%이상"이라며 인상을 예측했고, 더불어 결합상품 간 잠금효과로 경쟁제한성 또한 증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