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감사·리스크 관리 포럼] 김석동 전 장관 "한민족 DNA로 위기 극복해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지금의 경제 상황은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어렵고, 복잡하기로는 1945년 2차 대전 종료 이후 가장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시기다"라며 "우리나라 경제상황 또한 녹록지 않은 만큼,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 집중해야 할 시기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15일 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 주최로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감사·리스크 관리 포럼'에서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에는 을사늑약이 있었고, 그 뒤 60년은 해방, 6·25전쟁, 분단 등 우리에게 어려운 시간이 있었다"라며 "그 다음 60년간 우리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45배 성장시키고, 세계 10대 국가로 도약하는 등 굉장한 일들을 이뤘고 지금은 새로운 60년의 초입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 전 위원장(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은 '미래를 개척하는 한민족 DNA'를 주제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경제 ▲대전환기의 세계 경제 현안 ▲대한민국 경제의 현주소와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을 '역사학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지난 6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배경으로 인력, 기술, 자본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은 근면하고 우수하며, 교육열도 높은 인력이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부지런하게 생업에 임했고, 위대한 산업 국가를 이뤄냈다"면서 "기술 발전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나라의 문을 세계에 개방하고, 수출입국의 기치 아래에서 세계적인 국가를 건설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것만으로는 한국이 이뤄낸 기적을 설명하기 어렵다"라면서 "한국인의 DNA가 큰 역할을 했다고 확신한다. 끈질긴 생존 본능,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 '우리'라는 특별한 단어를 만들어 낸 집단의식, 바깥으로 뻗어나가며 경쟁을 두려워 않는 개척자의 근성이 기적을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재 신채호 선생은 우리 민족을 여진, 선비, 흉노, 몽골을 비롯한 유목민들과 동족이었다고 이야기했다"라면서 "그들은 누군가에겐 오랑캐일지 모르지만, 2500년 동안 세계의 역사를 쓴 이들이다. 한민족은 이들처럼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 더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 전 위원장은 "세계 경제는 지금 대전환기에 서 있다. 인류는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40년을 지나면서 과부채라는 폭약을 쌓아버렸다"지적했다. 그는 "미중 패권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경제침체 등 뇌관이 마련됐고, 세계에는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이라는 장면만이 남아 있다"면서 "적어도 우리 세대는 좋은 시절을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라는 인물이 갑작스럽게 부상하고, 미·중 패권전쟁이 돌연 시작된 것 같지만 이는 미국 내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라며 "빠르게 부상한 신흥 강국이 기존 패권국의 판도를 흔들게 되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트럼프는 미국의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것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제 질서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신먼로주의(아메리카 우선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정세의 급변, 다시금 움직이는 일본 경제, 미국이 중심에 선 중동 정세 등 세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는 이 가운데 살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유럽의 재 무장과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기회를 찾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인데,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 안팎에 불과하다"면서 "그런데도 정부와 학자, 언론 등이 너무 조용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대타협과 미래국가 생존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장의지 회복과 경제·사회 구조개혁 등의 대타협을 이뤄내고, 규제혁파·기술혁명을 통해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우리에겐 생존본능, 승부사 기질, 강한 집단의지, 개척자 근성, 그리고 기적을 일궈낸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