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 5.1% 전망"…강경한 연준, 산타랠리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지난 13~14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2007년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시장 친화적 연준…시기상조"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28포인트(-1.60%) 하락한 2360.97에, 코스닥 지수는 6.32포인트(-0.87%) 하락한 722.68에 장을 마쳤다. 예상보다 매파적인 연준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4601억원의 매물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39억원, 4431억원을 팔아치웠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2.29포인트(0.42%) 내린 3만3966.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4.33포인트(0.61%) 떨어진 3995.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5.93포인트(0.76%) 하락한 1만1170.89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가 예상보다 큰 폭의 상향을 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날 공개된 12월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말 미국 기준금리 전망치는 5.00~5.25%로 나타났다. 최종금리 중간값 전망치는 5.1%다. 인플레율이 최대치였던 지난 9월 예측치(4.60%)를 훌쩍 뛰어넘는데, 기준금리 끝단이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긴축 속도 조절은 하되, 고금리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의 근본적인 원인인 고물가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개월 연속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그 이전에는 줄곧 예상치를 상회해 왔고 절대적인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 친화적인 연준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연말 산타랠리 물거품…"배당주, 방어주 비중 확대 유효" 전문가들은 연말 산타랠리가 사실상 물거품 됐다고 평가했다. 연말까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와 FOMC 이벤트 이전에 시장이 기대하고 있었던 본격적인 산타랠리가 전개될 여지는 크지 않다"며 "이제부터는 인플레이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과 관련한 문제도 실물 경제지표를 보고 대응을 해야하는 국면"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은 제한적으로 본다"며 "더 이상 통화정책 완화, 금리인하 기대를 키워가기 어려우며, 오히려 연준의 금리인상 의지가 강화될 때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경기 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상당 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략적으로는 주식 비중 축소, 현금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며 "포트폴리오 투자관점에서는 배당주(통신, 손보 등), 방어주(통신, 음식료 등) 비중 확대는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보다 한국 증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더 강해지지 않는 국면에서 코스피가 미국 증시보다 나을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둔화와 미국증시 약세 국면에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1월 중순 이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헬스케어, 2차전지, 조선, 디스플레이, IT 가전, 자동차 등의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점진적 분할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