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기간 절반 줄인다..AI 플랫폼 구축에 258억원 투자
정부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258억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신약개발 기간이 절반 이상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13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인공지능신약 개발 전문가로 이루어진 6개 연구팀과 운영관리기관을 구성하고, 향후 3년간 25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의 후속 조치다.
후보물질 도출, 임상시험 등 신약개발 단계별로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정부는 기술개발 효과가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물질 발굴, 신약 재창출, 스마트 약물감시 3개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우선, 신약 개발의 첫 단계인,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을 돕는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을 위해, 주식회사 아론티어, 중앙대학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화여자대학교 4개 팀이 연구를 수행한다.
아론티어는 서울 아산병원 유전체 데이터, 간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실험 데이터 활용해 폐암·뇌암 등 치료제 개발 플랫폼을 개발한다. 중앙대학교는 한국화학연구원의 화합물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 치료의 단서가 되는 단백질을 예측하여, 퇴행성 뇌질환에 특화된 플랫폼 개발을 수행하게 된다.
대구경북첨복재단은 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의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모델을 만들고,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의 화합물 데이터를 활용해 표적 항암제 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이화여대는 항암제, 섬유화 치료제를 연구하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개발된 의약품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신약 재창출'도 진행된다. 재창출 신약의 경우, 기존 임상 허가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추가 임상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신약 재창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 연구 팀은 기존 약물 작용기전을 모사한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실험 검증 등을 통해 플랫폼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의약품 시판 후에야 이루어 졌던 약물 감시체계도 보완된다. 서울 아산병원은 면역항암제 빅데이터를 집중 학습해, 약물 이상 반응의 조기 예측과 신속 대처를 위한 약물 감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겅우 신약개발 기간을 최대 절반(15년 → 7~8년)까지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고서곤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향후 몇 년이 우리에게는 신약개발 분야의 새로운 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신약개발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적극 지원하여, 바이오헬스 분야의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