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203>눅눅함도, 더위도 날려줄 와인은
<203> 여름 휴가 와인 역대급 장마에 무더위까지 예고됐지만 낮술도 눈총받지 않을 휴가의 계절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장마의 눅눅함을 날려주기엔 스파클링 와인이 제격이다. '자르데또 프로세코 엑스트라 드라이 NV'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다. 맑은 오렌지 빛깔에 매끄러운 기포의 질감이 매력이다. 잘익은 사과 등 신선한 과일에 꽃향기까지 어우러지며, 신선한 산도로 마시고 나면 기분좋은 여운이 입 안에 남는다. 사각거리는 버블이 바삭한 튀김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며, 피자나 크림 소스로 요리한 조개류와 먹기도 좋다. 샴페인이라면 휴가지에서든 무더운 날 집에서든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로제'는 프랑스 샹파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만 가지고 만든다. 연어색 핑크빛으로 섬세한 기포는 실 줄기처럼 지속된다. 섬세하면서 우아하다. 봄날 장미 꽃잎 향과 함께 산딸기, 레몬 등의 향이 복합적이다. 신선하지만 실크 처럼 입안에서 녹는 느낌으로 구조감도 풍부하다. 식전주로 좋으며, 스시나 사시미 등과도 잘 어울린다. 바닷가를 찾았다면 화이트 와인부터 차갑게 쟁여두자. 더위를 식히며 와인만 한 잔씩 하기도 좋고, 바닷가 해산물과 먹기에도 더할 나위가 없다. '라 크레마 몬터레이 샤도네이'는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가에서 만들어 과실미와 산도, 미네랄을 모두 잘 느낄 수 있는 균형잡인 와인이다. 구운 사과와 파인애플의 향이 감돌고, 브리오슈의 고소함도 느낄 수 있다. 과즙 많은 배의 향긋하고 신선함과 함께 상큼한 산도는 중심을 잘 잡아준다. '돈나푸가타 리게아'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토착 품종인 지비보 100%로 만들었다. 아카시아 꿀과 꽃, 카라멜 등 지비보만의 화사한 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돈나푸가타 리게아는 리치같은 열대 과일, 삼나무의 매력적인 향까지 느낄 수 있다. 이국적인 맛과 풍성한 미네랄, 신선함으로 해산물이라면 종류를 불문하고 같이 마시기 좋다. '킴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블랑'은 뉴질랜드 소비뇽블랑의 대표주자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졌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전형적인 구스베리와 자른 풀 향기가 매력적이며, 잘 익은 과일의 느낌과 적정한 산도가 잘 조화를 이룬다. 입안을 편안하지만 은근히 채워주는 스타일의 와인이라 식전주로 특히 훌륭하다. 샐러드는 물론 모든 종류의 해산물과 어울린다. 여름이라고 레드 와인이 빠질 순 없다. 무겁지 않고 부드러운 레드와인으로 고르면 된다. '꼬뜨 뒤 론 루즈 빠할렐 45'는 휴가철 빠질 수 없는 구운 고기는 물론 진하고 매콤한 양념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자두, 체리 등의 붉은 과실이 진한 양념을 더 맛깔나게 해주며, 둥근 탄닌은 편안하면서도 입 안을 꽉 채워준다. 빠할렐 45는 북위 45도라는 말로 론의 북부와 남부로 가르는 경계다. 폴 자불레의 와인 저장고도 여기에 위치했다. 폴 자불레 와이너리의 가장 기본급 와인이지만 프랑스 남부 론 지역의 개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