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깔깔깔] 못생긴 김혜수가 제일 빛났다(차이나타운)
못생긴 김혜수가 제일 빛났다. '어벤져스2' 흥행에 맞서는 한국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차이나타운'이다. 극장가는 온통 '어벤져스2' 상영과 이를 찾는 관객들로 들썩이는 가운데, 유일하게 '차이나타운' 김혜수의 저력이 빛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남성영화가 아닌, 김혜수-김고은의 콤비가 돋보이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큰 호평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기자간담회 때마다 여배우들은 입 모아 '여배우를 위한 시나리오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면 더 좋은 영화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남성 위주의 영화들이 장악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제한적인 장르에서 여배우를 타이틀롤로 삼은 영화의 대부분은 흥행에 실패했고,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언제나 한계가 뒤따랐다. 하지만 19금 여성 느와르 '차이나타운'은 예외였고, 김혜수의 카리스마 연기는 대단했다. 신인 감독의 무모한(?) 도전은 신선했으며, 여배우로서 파격 변신을 감행한 김혜수는 30년차 배우의 관록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애초에 '어벤져스2' 독주가 확실했다.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총출동과 27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어벤져스2'와 대적할 만한 한국영화가 과연 있을까 싶었고, 전국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8000회 넘게 상영 중인 '어벤져스2'와는 상대적으로 적은 관에서 고군분투해야 할 한국영화가 관객들의 눈에 들어올까도 싶었다. 하지만 '김혜수 효과'는 기대이상이었고, '어벤져스2'와의 대결에서 뒤처지지 않는 호평을 이끌어낸 '김혜수 활약'은 놀라웠다. 여배우의 자존심을 지켜낸, 실로 오랜만의 화제작이 아닐까 싶다. 충무로의 대표 여배우 김혜수의 파격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여성 느와르' 장르에서 김혜수는 차이나타운을 지배하는 조직의 보스 '엄마' 역을 맡아 망가진 외모를 보여주되, 더 단단해진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어필했기 때문이다. 주근깨 가득한 거친 피부와 흰머리가 제멋대로 자란 뻣뻣한 헤어스타일, 두둑한 뱃살과 펑퍼짐한 엉덩이를 드러낸 '육덕진 아줌마'로 변신, 여배우로서 좀처럼 쉽지 않은 선택에도 김혜수는 첫 등장부터 피 묻은 얼굴로 피 묻은 칼을 휘두르며 인상 깊은 장면으로 스타트를 끊어 관객들의 호기심과 몰입도를 높였다. 걸음걸이부터 말투, 눈빛과 표정 하나하나 관객을 사로잡는 그의 연기는 남자배우 못지않을 조직의 보스 연기로 부족함 없었다. 아니, 일품이었다. 수많은 작품에서 보였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뽐낸 것도 아니고, 파격 노출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외모를 뽐낼 만한 틈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카리스마 넘치는 김혜수의 독보적인 존재감만이 영화를 가득 메웠을 뿐이다. 그러한 면에서 김혜수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은 많은 의미를 남긴다. 남성들로 가득했던 느와르 장르, 주로 남자 배우들의 무대에 제 3의 입장에서만 출연했던 여배우들의 자리를 벗어나 여배우의 연기만으로도 폭력의 세계가 이토록 잔인할 수 있으며, 여배우들의 호흡만으로도 성공적인 여성 느와르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성공적인 사례를 남기게 됐으니 말이다. 여배우들의 노출, 자극적인 장면 등 일회성에 그쳤던 한국 영화에서 김혜수의 활약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