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무역 갈등 격화…美 기술 ETF '휘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에 이어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최근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는 26.03%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합성)'는 20.24%,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는 19.60%,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는 16.97% 하락하며 대부분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기간을 한 달로 넓혀보면, 이들 ETF의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는 약 33% 하락했고,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합성)'는 25% 가까이 떨어졌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25.47%)와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22.89%)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이같은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 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기본관세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일부 예외 국가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대다수 품목에 적용된다. 이에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13%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 가까이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약 21%의 낙폭을 기록했다. 빅테크 기업들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주요 종목들 가운데 애플은 약 21% 하락했고, 메타(-22.95%), 엔비디아(-17.31%), 아마존(-16.59%), 테슬라(-15.88%) 등도 줄줄이 급락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각각 12.82%, 7.37% 떨어졌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100% 변경 없이 진행될 경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불가피하게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특히 애플,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관련 ETF 전반에 대한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높은 관세와 낮은 성장률 등으로 일부 빅테크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불안정성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서는 강도 높은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증시가 한층 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 향후 주식시장 경로에 있어 협상이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세 전쟁에서 주식시장의 성패는 관세 영향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며 "통화·재정정책 여력이 있는 중국, 유럽과 달리 단기 대응 여력이 적은 미국 증시는 협상 장기화 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