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트럼프發 관세 변수 피하고 실적 개선 기대감에 안전 투자처로 관심↑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가 적은 업종으로 부각되면서 증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권업의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지난달 6.18% 상승하며 같은 기간 4.91% 오른 코스피 지수를 웃돌았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한국금융지주(11.50%)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키움증권(7.75%), 미래에셋증권(4.98%), 삼성증권(4.83%), NH투자증권(3.51%)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키움증권을 30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151억원, 27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투자자들 역시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422억원), NH투자증권(268억원) 등을 적극 매입했다. 증권주로 매수세가 유입된 배경에는 증권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이슈에서 증권업은 제조업 대비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내수 기반 산업이자 수수료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사업 역시 국내 투자은행(IB)에 집중돼 있어, 보편관세가 시행되더라도 증권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코스피 상장사들이 국내 경기 둔화 우려,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되는 것과 달리, 증권업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유례없는 수준을 경신하고 있으며, 2023년 4분기 정점을 찍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및 해외 부동산 감액손실 반영도 크게 완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상당히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국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6조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2% 감소했으나,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258조원으로 34.9% 증가하며 매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 존속 의지를 밝힌 데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거래대금 확대가 기대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밸류업 2차 공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삼성증권 역시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나 밸류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유동 연구원은 "한국은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이후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크며, 연간으로도 증권업의 밸류업 모멘텀이 존재한다"면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이익 체력이 돋보이는 한국금융지주와 안정적인 실적과 높은 배당 매력을 갖춘 삼성증권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