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친환경차 요람 빛그린산단 '선도기술지원센터 및 친환경자동차부품인증센터'
선도기술지원센터의 일반현황을 소개하고 있는 송경석 광주그린카진흥원 장비운영팀장. 미래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배터리를 핵심 부품으로 하는 친환경자동차와 인공지능(AI)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자율주행자동차다. 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요소와 완벽하게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마다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도입하는 등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시장에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안전성과 기술력 확보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이에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요람으로, 세계 최초의 최대 장비를 도입한 광주시 빛그린산단을 찾았다. 선도기술지원센터내 고사양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선도기술지원센터' 세계 최대 규모 친환경차 EMC 평가실…자율주행 테스트까지 지난 19일 찾은 광주시 빛그린산단에 위치한 친환경차부품클러스터 조성 현장을 찾았다. 지난 2016년 12월 2056억원이 투입된 조성사업으로, 빛그린산단의 기술지원을 위한 '선도기술지원센터'와 기업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로 구성된다. 이곳은 친환경차 선도도시를 조성하고 지역 자동차산업 경쟁력 확보와 연관된 전장부품 기술 등을 융합 발전시키는 자동차 부품산업 구조 고도화를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선도기술지원센터의 경우 1267억원이 투입돼 내년 말까지 181종 장비를 구축된다. 이날 방문에서는 주요 5개 분야에 대한 설명과 장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5개 분야는 ▲전자기적합성(EMC) ▲환경신뢰성 ▲전기차(EV) 성능 평가 ▲3D 프린터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이다. 특히 이곳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를 전자파에 노출했을때 반응을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구축했다. EMC 분야는 전자기기 및 시스템이 외부 전자파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거나 주지 않도록 전자파간섭(EMI)을 측정하고, 전자파에 대한 전자파내성(EMS)을 확인하는 테스트다. 또 이곳은 20m 굴절버스의 인입 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철 장비운영팀 책임은 "기존 내연기간 자동차와 달리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는 외부전자기파 영향을 받으면 전장부품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며 "EMC 평가는 친환경차 인증을 위한 필수 절차"라고 설명했다. 환경 신뢰성 분야는 소형 승용차부터 대형버스까지 점검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차환경챔버와 각종 친환경 자동차 전장부품 및 핵심부품의 외부 환경에 대한 내구성 신뢰성 검증이 가능한 부품환경시험시설이 구축돼있다. 이 곳에서 눈길을 끄는 장비는 자율주행 가상환경 테스트인 '고성능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다. 운전자의 개입 없이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량 성능과 안전을 평가할 수 있다. 두 개의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선행중인 차량의 다양한 움직임과 눈·비 등 주변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자동차를 운전하는게 아닌 다축 챔버가 있어서 가속과 감속, 코너를 도는 정도에 따라 실감나는 운전이 가능하다. 실제 이날 방문에서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일대를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의 체험도 진행됐다. 또 3D프린터 장비 중에서는 산업용 대형 메탈장비인 'DMP 500'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돼 복잡한 구조물과 경량화에 높은 활용도가 예상된다.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에 위치한 배터리시험동 전경 ◆'친환경차부품인증센터' 친환경차 배터리 화재 사고 피해 막아야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의 안전은 세계 자동차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전기차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전기차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는 배터리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100%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배터리 화재다. 이에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는 완성차 단위의 친환경차 인증기관으로 배터리 시험동,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 등을 구축, 소비자들이 국내 출시되는 친환경차의 부품을 믿고 운행할 수 있도록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한다. 현재 이곳은 친환경차 배터리 평가 장비 6종, 충돌 안전성 평가 장비 7종, 충격 안전성 평가 10종, 화재재현장비 및 법적 부대장비 3종 등 총 26종이며 2022년까지 시설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시험의 경우 국제기준(10개 항목)보다 강화된 12개 항목 평가시험이 이뤄지는 데 4.9m 높이에서의 낙하, 1시간 동안의 염수 침수, 10톤 규모의 압착,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서의 안전성이 테스트 된다. 특히 열 관련 시험의 경우 급격한 온도변화, 고온 지속 상황 및 실제 배터리에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세분화되며, 각 시험실은 철문으로 설계돼 만약의 화재 발생에서도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화재시험챔버를 통해 전기차량 및 버스 단위의 화재시험도 가능해질 예정된다.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내 구동축전지 충격시험실 충돌시험의 경우 초소형 전기차부터 총중량 3.5톤 이하 자동차까지의 차대차 테스트가 이뤄지며, 시속 100㎞ 충돌을 구현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센터에는 현재 연구원 2명, 시험보조 3명이 근무하고 있다. 각 테스트가 일자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빠듯하게 가동되고 있지만 버거운 수준이다. 센터는 현재 정부 측에 인력 추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기 평가연구실장은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나면 침수 상황에서도 배터리의 에너지가 다 소진될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전기차의 화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현재 연구 인력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지금 인원(연구원2명 보조원 3명)의 10배 정도인 20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양성운기자 ysw@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