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보험 결산] <하> '상생금융' 압박…연말도 '전운'
보험업계는 올해 역대급 실적으로 부담과 책임을 떠안았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이익 규모가 급증한 만큼 상생금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를 향한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면서 연말 보험업계에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 생보, 저축·연금보험 상품 출시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는 청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저축·연금보험 관련 상품 출시 등을 통해 상생금융에 나서고 있다. 보험 상품 출시를 통해 청년들의 안정적인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11월 청년 대상 상생금융 상품인 '신한아름다운연금보험(무배당)'을 선보였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정서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기획했다. 교보생명은 자립준비청년 홀로서기 지원에 초점을 둔 '교보청년저축보험'을 지난 12월 1일 내놨다. 아동양육시설, 위탁가정 등의 보호를 받고 만 18세 이후 보호 종료로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특성상 금융당국이 바라는 즉각적인 상생금융 방안에는 저축성 보험이 부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손보, 車 보험료 인하 카드 손해보험사는 사회적 책임 강화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5대 손보사(삼성화재·KB손해보험·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는 2.5~3%의 인하 폭을 공식 발표했다. 삼성화재는 내년 2월 중순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6%, 이륜 자동차보험료 8% 수준의 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작년 4월, 올해 2월에 이어 역대 처음으로 3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다. KB손해보험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내년 2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2.6% 가량 인하한다고 밝혔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내년 2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5% 내린다.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3.0%로 결정했다. 추가적인 상생 방안의 일환으로 이륜자동차보험료를 10% 가량 인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보험사들은 "최종적인 보험료 인하시기와 인하율은 내부 상품심의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고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 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상생 아닌 '울며 겨자 먹기'? 손보사는 상생금융 동참을 위해 전년 대비 더 높은 자동차보험료 인하율(2.5~3%)을 준비했다. 앞서 지난해 4월(1.2~1.4% 수준)에 이어 올해 2월에도(2.~2.1% 수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다. 또한 보험업계는 내년도 실손보험료를 1.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1세대 실손보험은 평균 4%대 인하율이 산출됐다. 반면, 2세대와 3세대는 각각 평균 1%대, 18%대의 인상률이 산출됐다. 4세대는 동결될 예정이다. 업계는 실손보험료 인상에 대해 상생금융에 동참하고자 인상률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160%에 육박하면서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에서 취합한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2%로 작년(118.9%) 대비 약 2.3%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업계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올라간 상황이어서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적자는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질적인 인하 여력이 많지 않았지만 고심 끝에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1·2·3·4세대 실손보험 모두 손해율이 100%가 넘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인하 여력은 많지 않다"며 "상생금융에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보험사가 대승적으로 결정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