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넘어 항암제 리더 노린다…글로벌 임상 질주
셀트리온이 독자 구축해 온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8일 유럽 의약품청(EMA)에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 바이오시밀러 'CT-P44' 유럽 임상 3상 시험계획(Part2)를 신청했다. 해당 임상을 통해 셀트리온은 CT-P44의 유효성, 안전성, 오리지널 약물과의 유사성 등을 입증할 예정이다. 이 임상은 불응성 또는 재발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 486명을 대상으로 약 2년간 이중눈가림, 무작위배정, 활성 대조, 평행군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이번 임상시험계획(Part2) 신청까지 승인받아야 임상시험을 추진할 수 있다. 유럽은 임상시험계획 신청 및 승인 절차를 Part1(임상 디자인 및 연구방법에 관한 평가)과 Part2(임상 기관 및 실행에 관한 평가)로 구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CT-P44' 유럽 임상 3상 시험계획(Part1)에 대해서는 앞서 올해 3월 31일에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에 신청한 지 4개월 만이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CT-P44'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한다.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CT-P44'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획득한 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은 CT-P44 개발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항암제 부문에서 강화한다. CT-P44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다잘렉스는 표적 항암제로, 다발 골수종 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해 암 세포의 성장을 막는다. 다잘렉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약 97억4400만달러(한화 12조6672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오는 2029년 미국에서, 2031년에는 유럽에서 각각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셀트리온은 기존에 표적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 트룩시마, 허쥬마, 베그젤마 등을 구축해 왔다. 3개 제품 모두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영향력을 넓혔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쥬마'는 올해 4월 기준 일본에서 75%의 점유율로 처방 1위에 올랐다. 후속 제품인 전이성 직결장암,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도 29%의 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외에 신약개발에서도 항암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이 확보한 신약 후보물질 CT-P70, CT-P71, CT-P72, CT-P73 등은 모두 항암제 파이프라인이다. 특히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인 다중 항체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약물에 해당한다. 가장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1상 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은 'CT-P70'은 ADC 신약 후보물질로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위식도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다. 'CT-P72'는 이중항체 치료제로,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와 면역세포 표면 단백질 CD3를 동시에 표적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전임상에서 '계열 내 최고 약물' 가능성을 입증했다. 셀트리온은 순차적으로 임상시험계획 승인 절차를 밟는 등 차세대 항암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