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어쩌면…', 익숙해서 잊고 있었던 것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청림출판 '광수생각'의 박광수 작가가 좀 더 진지한 책을 들고 찾아왔다. 그간 이 작가가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특유의 촌철살인과 해학, 멋진 그림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똑같은 일상을 살지만 그에게는 사소한 것에서 남다른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 짧은 글이지만 깊은 사유가 담겨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뉘었다. 저자는 익숙한 것들에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한다. 한 편의 시화같은 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들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1장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나'를 마주하며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자신의 삶을 '리미티드 에디션'에 비유한 저자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모두를 응원한다. 2장은 '관계'를 다룬다. 관계 속에서 약자가 되기도 하고 손해를 보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때로는 '보여지는 것'에 의존하게 된다. 저자는 사소한 주변의 사물을 빌어 인위적이지 않은 관계의 중요성을 짚는다. 2장을 요약하면 '솔직한 게 가장 좋은 것이다'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관계에 임하는 현대인들의 행태를 꼬집는다. 그 뒤를 이어 저자는 '부모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1장과 2장에서 말한 '나'와 '관계'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 가장 가까워서 더 볼 수 없었던 부모, 달콤하고 소중한 사랑의 가치를 짧지만 울림있는 글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인생이 언제나 좋은 일만 있겠냐마는 쓸쓸하면 쓸쓸한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그 자체로도 충분히 좋은 날들이 될 수 있다'고 관조한다. 마냥 좋을 수만 없는 게 인생이라면, 자족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볼 만한 날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년 남성, 작가 박광수의 감수성이 큰 위로로 다가온다.